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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히드라
2011/03/27   오마이가 내놓은 붉은멍게 사진은 진짜인가?(내용추가, 3.28.14:55) [118]
오마이가 내놓은 붉은멍게 사진은 진짜인가?(내용추가, 3.28.14:55)
* (10:10) 새벽에 그다지 밝지 않은 상태로 쓰다 보니 본의 아니게 몇 부분에서 멍게를 해삼으로 오기하였습니다. 무의식중에 저지른 실수라 쓰다 말고 저 스스로가 놀라서 눈에 띄는대로 수정했는데 뻐트린 부분들이 엄청나게 있었네요;; 어쩌면 아예 반대로 바꿔놓았는지도...OTL지적해주신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하며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이 떡밥도 벌써 며칠 전입니다만, 제가 기사를 제대로 본 게 오늘이라 오늘 간단하게 적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얼마 전 "신분을 밝힐 수 없는 모 붉은멍게 양식업자"의 증언을 통해서 이른바 "천안함 스크루에 붙은 붉은 물체"가 동해에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라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색깔과 모양이 전혀 다르다"는 동해수산연구소의 반박이 나왔습니다.

"어뢰추진체에 붉은멍게? 색깔 모양 전혀 달라"(데일리안 | 입력 2011.03.25 00:05 )

이 박사는 "직접 보면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5월 달이나 11월 달에도 붉은 멍게가 저런 형태를 띠진 않는다"면서 "실타래 같은 게 위에 올라와 감싸고 있어 멍게 새끼처럼 보이긴 하지만, 일반 우렁쉥이 멍게나 붉은 멍게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해서 오마이뉴스는 다음과 같은 재반론을 제시했습니다.

'1번' 어뢰추진체에 붙은 게 섬유질?"붉은 멍게가 건조된 것이 틀림없다"(오마이뉴스 | 입력 2011.03.25 20:01)



이 기사를 보자 직접 확인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기사에서 언급된 http://wetwebmedia.com/을 찾아가 봤습니다. 그런데 오마이에서 소개한 것처럼 "해양생물 관련 웹사이트"로 분류하기는 좀 맞지 않는 것 같더군요. 들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다생물 뿐 아니라 민물고기까지 포함한 사육법을 알리는 그런 사이트입니다. 첫 페이지에 뜨는메인 메뉴가 "Freshwater Aquarium", "Marine Aquarium", "Brackfish Aquarium", "Planted Aquarium", "Aquatic Science", "Ponds, Lakes, Fountains", "Aquatics Business" 따위에요. 사이드바에 있는 메뉴는 생략하겠습니다.

사실 이건 그렇게까지 큰 잘못은 아니에요. 일단 해양생물에 대해 소개한 파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니만큼 해양생물에 "관련된" 사이트인 것은 맞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 주장의 문제점을 찾으려면 주장 자체의 결점을 찾아야 할 겁니다. 그래서 전 일단 저 사이트에 있다고 하는 그 문제의 사진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구글을 이용한 사이트 내부 검색창도 있었으니까요.

A씨가 공개한 사진은 해외 해양생물 관련 웹사이트( www.wetwebmedia.com )에 올라와 있으며 붉은 멍게의 영어 이름인 Red sea squirt로 저장되어 있다.



........없네요?!?!

Red sea squirt라는 검색어에 걸리는 아티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넷질을 하다 보면 이런 일도 처음 겪는 건 아닌 바, 구글에서 전체 검색을 시도했습니다. 근데 그렇게 했더니 나오기는 개뿔, "Red sea squirt"라는 게 있어서 클릭해 보니 포르투갈 연안 지중해 바닷속에 사는 놈이 나오는가 하면 홍해(Red sea)에 사는 sea squirt들만 줄줄이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다음엔 이미지 검색을 해 봤더니 그 사진이 떴습니다.


같은 사진 맞죠?

그래서 이번에는 저 사진이 있는 바로 그 페이지를 클릭해서 들어갔습니다. http://www.wetwebmedia.com/AscidIDF4.htm니까, 오마이가 제시한 www.wetwebmedia.com의 일부인 건 맞습니다.

하여간 들어갔더니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 아, 일단 바로 그 사진은 아닌 다른 사진을 하나 보셔야 할 겁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댄 머로우입니다>
제가 키우는 산호에서 막 작고 멋진 폴립이 형성됐는데, 그 위에서 밝고 빨간 색의 더부살이들을 발견했어요. 지금 보니 이 녀석들이 아주 단단한 고정 케이블을 수족관 벽에다 걸고 있네요. 제 생각엔 얘들이 해면(sponge) 같은데 맞나요?
댄이 가르쳐 주면 고맙겠습니다.
<음, 사진이 너무 작네요. 더 크고 상태가 좋은 사진을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제 생각엔 멍게 종류인 것 같아요. 이쪽 링크를 한번 참조해 보도록 해요. 밥 페너>


왜 "그 사진"은 없고 엉뚱한 게 나오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하지만 "그 사진"이 바로 위의 사진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사이트 운영자에게 방문자들이 보낸 질문용이고, "그 사진" 역시 이렇게 보내진 사진들 중 하나이거든요. 위 사진에서 운영자가 "사진 상태가 안 좋다"고 했죠? 그래서 새로 보낸 사진이 바로 오마이가 보도한 "그 사진"입니다-_- 바로 아래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위와 아래에서 의역에 쩐 영어 번역이 다소 구린 것은 제 어학 실력이 미숙한 탓이니 눈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자, 오마이가 보도한 바로 그 사진 맞죠?

그럼, 질문자와 운영자의 대화를 다시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빨간 것들(링크해 주신 곳에 있는) 중 하나가 제 수족관에 온 손님이 맞는 것 같아요. 더 나은 사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좋군요. 밥>

빠른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여기 고정 케이블도 더 많이 보이고 안테나처럼 생긴 촉수가 있는 사진도 보여드릴게요.
<다른 종류의 동물일 수도 있겠는데요...히드라나 히드로충 종류일지도...>
해삼해초강 종류(*)가 살기에 적당한자리인 것 같아요.
<음...다른 계통인 것 같은데>
제 생각에 얘네들은 산호를 키우는 깨끗한 수조 속에서는 제대로 살지 못할 것 같아요. 제 말이 맞죠?
<솔직히 말해서...잘 관리하면 살 수 있어요.그 녀석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수족관을 청결하게 잘 관리하고 계신다는 이야기예요. 아래 링크를 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밥 페너>

* 주 : Ascidia도 해삼임.

* 주 추가(10:16) : MessageOnly 님의 지적사항에 따라 설명을 추가합니다. 질문자가 이야기한 ascida family는 아마도 해초강(asciadacea)을 뜻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이건 멍게나 미더덕의 상위 범주에 속하는 개념의 동물들에 대한 명칭이라는군요. 제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설명 감사합니다.

자, 문제점이 뭔지 보이십니까?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오마이뉴스가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퍼온 것이라고 하는 "붉은 해삼멍게의 사진"은 분명히 "붉은 해삼멍게(red sea squirt)"이라는 키워드로 바로 그 사이트에서 검색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 사진 속의 생물체를 가리켜 이거 한국 동해산 붉은해삼멍게입니다라고 하는, 아니 심지어 "붉은 해삼멍게(red sea squirt)"이라고 하는 텍스트조차 어디에도 없다는 겁니다. 제가 위에 제시한 번역문과 본문에서 보셨다시피, 위 사이트 운영자는 처음에 흐리멍텅한 사진 가지고 해삼멍게(sea squirt)일지도 몰라요"라고 한 게 전부고, 그 뒤에 오마이가 퍼다 사용한 바로 그 사진을 보고서는 "어, 히드라 같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저 수족관 주인장이 "해삼해초강같네요"했을 때도 이 양반이 사용한 단어는 Ascidia지 sea squirt가 아니었습니다.

그럼 왜 저 사진이 걸리냐고요? 간단해요. 같은 페이지 안에 있는 "red"와 "sea squirt"가 따로따로 걸려서 나온 겁니다. 웹서핑하면서 그런 꼴 한두번들 봅니까. 이것도 그런 경우고, 같은 페이지에 있는 다른 사진들 중 하필 저게 걸린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유력한 물적 증거"랍시고 제시한 사진이 이런 꼬락서니라면 저 사진을 들고 나온 "양식업자 A씨"의 정체도 뻔한 것 아니겠어요? 실존인물(물론 실존인물이라도 양식장 주인이 아닐 수 있습니다)인지 가공의 인물인지 알 수 없는 양식업자께서는 대충 검색엔진 돌려 비슷한 이미지를 찾은 겁니다. 다음과 네이버에서는 "red sea squirt"라는 검색어로 아무 이미지도 잡히지 않으니까 아마도 구글 이용. 그리고 썰을 푸셨겠지요. 사진만 눈에 띌뿐, 그 사진 위아래에 붙어 있는 텍스트는 읽어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과연 저 사이트에 찾아가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걸까요? "공개토론이 열린다면 나서서 증언할 용의가 있다"는 용감한 말씀도 그딴 공개토론이 열리지 않을 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으니 하는 말 아니겠습니까?

포스팅 쓰면서 기사를 다시 한 번 읽어보니, 3년 전 촛불시위 때 인터넷을 뒤흔들었던 할론가스 괴담이 떠올라 쓴웃음이 납니다. 그때도 자칭 "소방기구 판매업자"가 쓴 "할론가스는 독가스입니다"하는 글 때문에 이글루스 포함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었죠? 그 어처구니없는 일이 또 반복된 셈이니 그저 어이가 없고 한숨이 쉬어질 따름입니다. 이런 데 낚여서 일요일 새벅에 두 시간 동안 키보드를 붙들고 있는 저도 한심하게 느껴질 뿐이로군요.


추가(3.28.14:55) - 추가로 지적할 사항이 있어서 트랙백 걸고 별도 포스팅을 했는데, 아직도 이쪽으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훨씬 많아서 해당 포스트 내용을 문장만 조금 고쳐서 그대로 이쪽으로 옮겨놓습니다. 정말 허리가 뒤집어지실 겁니다.

어제 일요일 새벽에 포스팅하면서 오마이가 보도한 "붉은 멍게" 사진의 진실성에 대해서 이야기했었습니다. 다만 그때는 "붉은 멍게"가 정말로 영어로 "Red sea squirt"인지까지는 적지 않았어요. 사실 새벽이라 피곤하기도 했고, 그게 그렇게 크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제 낮이 되니 그 문제에 대한 궁금증이 들더군요. 왜냐 하면 우리가 부르는 이름이랑 영어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 생물이 절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한글 이름과 영어 이름이 일치한다면, 동물들 이름이 죄다 이런 식으로 되겠죠.

멧돼지 = mountain pig
참새 = true bird
쇠고래 = iron whale
말똥가리 = horseshit hawk

안 그런가요?

그러고 보니 붉은 멍게의 진짜 영어 이름을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전 그걸 모르지만, 일단 학명을 알면 거기서 다시 영어 이름을 찾으면 되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구글링을 했습니다.



찾았습니다. 그래서 저 페이지를 클릭했습니다. 그냥 저 상태에서 긁어도 되지만 본문도 한번 읽어볼 겸 해서요. 그런데....



golden sea squirt


....................게임 셋. 더 찾을 필요가 없어졌지요.


추가(3.29.13:38) - 일부 인터넷상의 오해에 대해 한 마디 추가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일부 인터넷 게시판들에서 멍게설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저처럼 해당 사진의 진실성을 부정한 사람들을 가리켜 "저들이 '1번 어뢰'의 빨간 물체는 멍게가 아니라 히드라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방문자 여러분들께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오마이뉴스의 "1차 보도"에서 제시된 사진 속 스크루에 붙어 있는 물체가 무엇인지 모르며, 확실한 증거도 없습니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멍게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나 확증은 없으며, 히드라는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장갑 조각일 가능성이 그나마 가장 높다고 생각하나 그것 역시 확신은 없습니다. 트랙백된 해당 포스트에서도 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해당 포스트 내용은 전적으로 오마이의 "2차 보도"에 제시된 사진의 적합성 문제였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가리켜 제가 "어뢰 스크루의 붉은 점은 히드라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분명 해당인의 착각이자 본문에 대한 오독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방문자 여러분께서는 혹시라도 혼동 없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by 슈타인호프 | 2011/03/27 03:57 | 뉴스비판 | 트랙백(5) | 핑백(6) | 덧글(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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