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 파인더
메모장
카테고리
전체기록공지 일상잡상 가족일기 몽유잡담 도서잡담 만화잡담 음식잡담 기행잡담 게임잡담 영화잡담 문답설문 낭만잡담 까칠할때 도서좌판(판책+공지) 좌판매물(팔책) 역사 : 통사(?~?) 한국고대(~668) 한국중세(~1392) 한국근대(~1910) 한국현대(~20XX) 한국전쟁연대기(500501~550731) 세계고대(~476) 세계중세(~1453) 세계근세(~1789) 세계근대(~1900) 세계현대(~20XX) 자연사說 한국뉴스 외국뉴스 뉴스비판 봉황의 비상 큰칼짚고일어서서:이순신戰記 내가 히틀러라니!!! 은영전 팬픽 미래뉴스 新 비잔티움 연대기 기타창작 멋진펌글 유머만담 클러스터맵 ☆☆☆☆ ★★★★ ※※※※ 미분류 태그
생체실험
미국너구리
731부대
코로나바이러스
독도바다사자
아우슈비츠
오늘도기자를까자
독도강치
오늘은취재원을까자
마루타
스마트그리드
코알라
러쿤
주한미군
화석연료
유시민
강제동원
물개
지구온난화
온실가스
일제강점기
오마이뉴스
이청천
일제시대
북방물개
너구리
홋카이도
우한폐렴
2차세계대전
용병
라이프로그
![]() 한국전쟁 ![]() 청소년을 위한 파닥파닥 세계사 교과서 ![]()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 기억 ![]() 독소 전쟁사 1941~1945 ![]() 전격전의 전설 |
마가렛 미첼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의 마지막 대사는 “tomorrow is another day”입니다. 직역하면 “내일은 또 다른 날” 정도 되겠지요. 그런데 한국어판에서는 여러 형태로 의역이 되었습니다. 그중 인지도 있는 번역이 바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인데, 이게 서울대학교 교수였던 장왕록 교수의 번역이라는 말이 인터넷에 퍼져 있습니다. 그 출처는 아마 리그베다위키가 엔하위키였던 시절 기재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항목 내의 일부 내용으로 추측됩니다.
![]() ![]() 보시다시피 2010년 12월 15일에 1.50버전에서 1.51 버전으로 바뀌면서 이 한 줄이 추가되었습니다. “영문학자 장왕록 씨, 고 장영희 교수의 부친이다.” 그 뒤로 저 문구는 삭제되지 않고 유지되었습니다. 그동안 엔하/리그베다/나무위키가 인터넷 서브컬처에서 미친 영향력을 생각하면, 결정적인 인지도를 만든 셈이지요. 저 역시 한동안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술이 사실이었다면 굳이 제가 지금 이 포스팅을 쓰고 있지 않겠지요? 넵, 그렇습니다. 인터넷에 초월번역이라고 널리 퍼진 저 문구는 장왕록 교수의 번역이 아니었습니다! 그걸 깨달은 건 제가 20여 년 전부터 가지고 있던 동서문화사 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바로 장왕록 교수가 번역한 판이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가지고 나서는 매년 최소 2회는 읽었지만,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간혹 펼쳐 들어도 거의 외울 만큼 읽었다 보니 대사 하나하나를 일일이 새겨 보지도 않았죠. 그러다 올해 초에 문득 저 대사를 한번 확인해 보고 싶어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습니다.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니까.”(동서문화사, 1975, 장왕록 역) ..................?!?!?!?!!? 당연히 멘붕이 왔습니다. 제가 알던 “상식”이 깨졌으니까요. 그것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은영전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더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게…! 당장 머리를 굴렸습니다. 답은 둘이죠. 이 책이 아닌 다른 판본에서부터 그 번역을 썼거나, 장왕록 교수가 그 번역을 한 게 아니거나. 가장 가까운 데 있는 물건부터 확인했습니다. 재작년에 청계천에서 구한 국내 최초 출판본, 전 7권인 양원달 역본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개뿔, 7권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전체 8권인데 마지막 권이 출간이 안 된 거였습니다. 이를 갈다가 설날에 본가에 간 김에 부모님 댁에 있는 정음사 판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뜨는 것이다.”(정음사, 1972년 초판-1978 중판, 정봉화 역) 네, 정음사 판에서 해가 나왔습니다! 자 이제 저 태양 운운은 다른 사람이 번역한 판본임이 분명해졌습니다. 하지만 정봉화 역본이 최초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다 확실한 확인을 위해서 먼저 서울대 도서관에 접속해 보니 여러 판본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소장되어 있었습니다만, 역시 제 학교가 아니니 이용이 좀 귀찮더군요. 그래서 모교 도서관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쪽에도 대부분 판본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드디어 오늘, 수수께끼 해결을 위해서 벼른 지 두 달 만에 도서관에 와서 소장 중인 모든 판본에서 해당 대사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을유문화사(1962, 양원달 역) - “결국, 내일이란 또 하나의 날이 아니냐?” 정음사(1971 초판-1982 중판, 정봉화 역) -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뜨는 것이다.” 정음사(1974 중판, 정봉화 역) -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뜨는 것이다.” 동서문화사(1975, 장왕록 역) -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니까.” 삼중당(1981, 장왕록 역) -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니까.” 금성출판사(1990, 이근삼・윤성용 공역) - “어쨌든 내일은 오늘하고는 다른 날이니까.” 범우사(1990, 송관식, 이병규 공역) -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 시작될 테니까.” 일신서적출판사(1992, 이종수 역) -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니까!” 청목(1994, 김종건 역) - “내일은 또 내일의 바람이 불겠지!” 홍신문화사(1994, 지경자) -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니까.” 삼성당(1994, 이가형 역) - “어쨌든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떠오르는 법이니까.” *정음사 판은 판본 표기가 좀 중구난방이었습니다. 판형이 약간 다르기는 했지만;;; 가장 궁금했던 최초 번역본인 양원달 역본이 – 7권까지 나오다가 말았던 그 판본입니다 – 다행히도 을유문화사에서 재출간되어 있었습니다. 고풍스럽지만 해는 언급되지 않았죠. 결국, 제가 확인한 판본 중에서 저 문구에 ‘해’를 가장 처음 넣은 역본은 정음사 판, 정봉화 역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20년 뒤에야 한국추리작가협회장을 지낸 이가형 교수가 역시 “내일의 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장왕록 교수가 사용한 표현인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니까”는 거의 직역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죠. 다른 번역가들도 비슷하고 말입니다. 바람을 언급한 청목출판사 판이 유달리 독특한데, 나무위키에 따르면 일본판이 이렇게 번역한 게 있다고 하네요. 자…몇 달을 벼르던 확인작업이 명군을 휴재한 틈에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칼에 벤 손가락은 아프지만 그래도 덕질은 안 할 수 없지 말입니다(먼산). 9년 전에 엔하위키에서 저 문구를 처음 집어넣은 수정자는 어디서 잘못된 정보를 얻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상식이 쉽게 퍼진 이유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대부분 독자가 굳이 여러 판본을 비교해보지는 않았을 것이고, 거론된 번역자가 적당한 유명인사이다 보니까 권위의 오류가 작동한 게 아닐까 싶네요. 멋들어진 번역을 유명한 교수님이 했다고 하니 다들 믿었겠지요. 한때는 저도 그랬으니까요. 어쨌든 이번 포스팅은 끝입니다. 인터넷에 퍼진 잘못된 상식이 조금이라도 고쳐지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모두 편안한 하루 보내시기를 빕니다 :) (2019.3.28. 08:45) 어제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여기서 확인 못 한 자료가 2가지 있었습니다. 소설판보다 먼저 나온, 1956년에 상연한 연극 대본과 1957년에 개봉한 극장판 영화 자막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양자 모두 일본어판을 수정한 대본을 쓰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확하게 그 마지막 대사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전혀 알 수가 없네요. 1992년에 KBS에서 방영한 더빙판은 해당 대사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로 번역했습니다. 제 생각에 <태양>이라는 표현의 인지도를 결정적으로 높인 건 소설보다는 이 더빙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2019.3.28. 10:50) 혹시나 싶어 국립중앙도서관을 검색했더니 다른 판본이 엄청나게 더 있었습니다! 정확히 누가 해, 또는 태양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는지는 국립중앙도서관에 가서 확인해야 알 수 있을 듯합니다. 거기 가도 연극 대본이나 영화 자막은 못 구하겠지만요.
|
메뉴릿
최근 등록된 덧글
오랜만입니다. ^^ 이..by babo at 03/16 아직 확실하게 판단을 .. by 슈타인호프 at 03/13 이글루스가 서비스 종.. by 123 at 03/13 죄송합니다. 저때 처분.. by 슈타인호프 at 01/07 안녕하세요 구글링하다.. by 건담만화 구매문의 at 12/26 중증 밀덕국뽕 종특 별.. by 중증 국뽕 at 09/22 인터넷에서 적당히 긁은.. by 슈타인호프 at 06/24 책은 처분하고 없지만,.. by 슈타인호프 at 06/22 제가 가지고 있다가 처분.. by 슈타인호프 at 06/22 안녕하세요. 혹시 이호.. by J at 06/10 최근 등록된 트랙백
2018년까지는 여전히 진..by 슈타인호프의 함께 꿈꾸.. 진짜 마지막 빨치산이 .. by 슈타인호프의 함께 꿈꾸.. 굿모닝 티처, 리디북.. by 슈타인호프의 함께 꿈꾸.. 이전블로그
2023년 08월2022년 12월 2022년 11월 2022년 08월 2021년 08월 2021년 07월 2021년 04월 2021년 03월 2021년 02월 2021년 01월 2020년 12월 2020년 10월 2020년 09월 2020년 08월 2020년 06월 2020년 04월 2020년 03월 2020년 01월 2019년 12월 2019년 11월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