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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 보급 이야기 2편
한 달도 되지 않아서 끊어진 보급에 이어서.

이어서 쓰는 글이라 구질구질한 설명은 생략. 일단 해당 12사단의 7월 15일자 전투지령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통신기재가 고장나도 수리를 하지 않는다.
- 상급부대에 전투상황을 보고하지 않는다.
- 화력 엄호도 없이 보병만 들이밀다가 큰 피해를 입었다.
- 군관들이 난폭하게 몰고 다니는 바람에 사이드카가 모조리 고장나버렸다.

가솔린이나 탄약 같은 물자가 제때 분배되지 않고 있다가 역 구내에서 폭격을 맞는 문제는 김일성도 지시문을 내려보낼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헌데 이게 8월이 되면 다른 물자로까지 번지게 됩니다. 바로 식량이죠.


8월 24일, 어떤 연대 정치장교가 사단 정치부사단장에게 보낸 보고서 요약입니다. 사단번호는 미상.

- 식량이 다 떨어져 이제 1일 1식밖에 주지 못하고 있음.
- 민간에서 간신히 보리 약간을 징발했으나 정미를 할 수단이 없어 주민을 동원해 절구로 찧고 있음. 정미량은 소요량의 1/10 정도.
- 비상식량이 10리 후방에 있는데 오지 않고 있음. 아마 기름이 없는 것으로 보임.
- 사단에서 식량을 마련해주지 못한다면 당장 내일부터 굶게 됨.

뭐 대략 이 상황이었죠. 네임드 사단이라고 할 수 있는 2사단도 휘발유 5톤만 어떻게 좀 변통해달라고 상급부대에 구걸을 할 정도였고요.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망병이 급증합니다. 인민군 감찰국이 만든 군기 위반 체포자 명부가 있는데, 5월 25일부터 10월 10일까지 약 6백 명이 체포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고 태반이 도망병입니다. 잡힌 사람 숫자만 이만큼....그럼 도대체 전체 탈영병 규모는 얼마일까요?

개중에는 두 번 도망쳐서 두 번 다 잡힌 운 없는 병사도 있었습니다. 첫 탈주는 김일성이 탈주자를 즉시 처단하라고 지시한 뒤였는데도 용서받았지만 두 번째는 처형되었더군요.


일단 이 책에 있는 보급 관련 이야기는 이 정도. 내일은 다른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나 쓰고 인민군 보급 이야기는 쫑내겠습니다.



출처 : 한국전쟁 - 김일성과 스탈린의 음모, 하기와라 료, ㈜한국논단, 1995

by 슈타인호프 | 2017/06/01 07:35 | 한국현대(~20XX)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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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이오트 at 2017/06/01 08:22
이런 군대에 낙동강까지 밀리다니 =ㅅ=;;;;;;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1 12:12
우리는 대체로 더 형편없었다고 보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요.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17/06/01 08:44
이러니 인천상륙하자마자 그냥 개털려 도망들 쳤지요. ㅜㅜ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1 12:33
막바지까지 쥐어짜낸 게 낙동강 전선이었죠.
Commented by 지나가던과객 at 2017/06/01 10:01
아~~니, 위대하신 혹부리 수령님은 왜 모래알과 솔방울로 총알과 수류탄을 만들어 보급해주지 않은 겁니까?

거참, 이런 놈들에게 밀려 내려간 당시 국방부 똥별들은 얼마나 무능한겁니가"?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1 12:33
문제는 그걸 전선에 보내지를 못했다는 거라서....
Commented by 대한제국 시위대 at 2017/06/01 10:38
절구로 보리를 찧고다닐 정도면...(...)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1 12:34
절구라도 필요한 갯수를 구했으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못했죠.
Commented by 자유로운 at 2017/06/01 11:25
역시나 저 시절엔 양쪽다 암울했군요. 하긴 경험이 있나 뭐가 있나..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1 12:34
전투원 개인은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 많은데 조직으로서의 군이 그만한 경험을 갖췄냐 하면 그건 좀...
Commented by RuBisCO at 2017/06/01 12:13
임진왜란 이래로 보급 제대로 처리 못하는건 '조선'의 종특이었군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1 12:35
글쎄 뭐 애매합니다만(...)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17/06/01 12:30
당시 교통망이 별로였던 부분을 간과하면 안되겠지요. 그나마 철로로 운송해야 하지만 철로 사정도 대전 밑으로 내려가면...
그 외 다른 육상교통도 환경이 열악하니 보급이 계속 지연되고...미군도 수송로 위주로 계속 폭격해 대서 지난 글에 언급하신대로 주간수송 불가까지 떨어졌던 마당 아니겠습니까.
경상도 넘어오면서부터 이런 부분이 나올 수 밖에 없었겠네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1 12:35
애초에 불비한 여건, 부족한 경험과 역량 등등이 겹쳤다고밖에요.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17/06/02 20:10
6.25 전에 북한군의 작전계획을 수립한 - 사실상 참모장 역할을 한 - 소련의 군사고문관 라주바예프 대령의 보고서에도 보면 북한군 고위층의 무능력과 조직적 역량 부족에 대한 비판이 철철 넘치죠. 솔직히 2차대전 말기에 신병과 노병들을 데리고도 만주를 한달도 안되서 관통해 버린 소련군 베테랑이 볼 때 얼마나 북한군이 한심해 보였을 지는 불문가지이긴 합니다만...
Commented by rumic71 at 2017/06/02 21:47
그야 관동군도 신병과 노병뿐이었으니...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3 20:43
대신 관동군에는 전차와 포병과 공군이 없었죠.
Commented by 행인1 at 2017/06/04 11:47
'후방에 쌓여있는 것'조차 제대로 날라서 분배 못할 정도라면 개개인의 문제이전에 조직 역량이 심히 떨어진다는 소리군요. 이러면 T-34 탱크나 야크기나 대포를 암만 줘봐야...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4 20:58
아무리 소련 고문관이 와도 신생국의 신생군대라는 태생적 한계는 커버가 불가능한 거죠. 한국군도 마찬가지였고요.
Commented by 담배피는남자 at 2017/06/08 16:36
남한이나 북한이나...일본군 복무자, 극소수의 독립군 제외하면 대부분은 전쟁 처음해보는 사람들이었겠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7/06/08 22:07
일본군 복무자라고 다 전투 경험자는 아니었죠. 저기 채 모 장군....(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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