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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포부는 거창하다만.....

"교황, 1333년에 고려 충숙왕에게 서한 보냈다"(연합뉴스)

교황이 고려왕에게 서신을 보냈다는 사실은 금속활자의 전래를 증명할 근거로 사용되기에는 빈약하다고 본다.


1. "이는 1377년 직지가 인쇄되기도 전에 이미 고려와 유럽 간 교류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기사에도 언급되었지만, 일단 저 서신은 전달되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이나 고려 쪽 기록이 없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회답이 오지 않았다(...) 아마 전달자와 함께 중앙아시아에서 불귀의 객이 되었을 공산이 크다. 그런데 이런 서신이 발송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위와 같은 주장을 펼친다면 이는 제작진의 사심 낀 의도가 너무 진하게 들어간 주장이다.


2. "특히 편지 내용은 당시 교황청 사제들이 고려에 직접 건너갔다는 점도 시사한다. 편지에는 "왕께서 그곳(고려)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잘 대해주신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제작진은 이 문장을 들어 "최초의 유럽인(교황청 사제) 도래가 고려 시기"라고 주장하려는 모양인데, 이는 확증할 수 없는 주장이다. 일단 저 <그리스도인>이 유럽인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역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실감하기 힘든 사실인데, 사실 저 시기 중앙아시아-몽골 일대에는 기독교 신자가 의외로 많았다. 단, 이들은 대부분 로마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 이단인 네스토리우스 파 기독교도들이었다. 유럽 및 지중해 세계에서 가톨릭에 패배한 네스토리우스 파가 선교 방향을 동쪽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실크로드를 따라 "경교"라는 이름으로 네스토리우스 파 신앙이 전래되었기 때문이다. 칭기스 칸의 최대 적수 중 하나였던 케레이트의 토그릴도, 나이만 족도 모두 네스토리우스 파 기독교를 믿었다. 심지어 원 왕조 본가를 차지한 툴루이의 아내 소르칵타니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충숙왕 시기는 몽골의 영향이 강한 시기였다. 당연히 이 시기 몽골의 신민들 중 하나였던 중앙아시아 계열의 색목인들이 고려로 유입되었던 것은 분명하며, 위구르인 이슬람 공동체는 조선시대까지 존속했음이 기록상으로 분명히 남아 있다. 따라서 유럽인 사제 파견이라는 희박한 가능성에 매달리지 않더라도 중앙아시아인, 또는 몽골인 "기독교 공동체"가 고려 안에 존재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슬림만큼 다수는 아니더라도.


3. 역사적 맥락과 안 맞는 위 지적들은 그렇다 치더라도...개인적으로 구텐베르크 활자는 고려 금속활자와 별 연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인쇄 방식도, 활자 재질도 너무 다르다.
한국의 인쇄법이 철저한 수공예였던데 비해서 구텐베르크는 "인쇄기"를 도입했다. 게다가 고려-조선의 활자는 청동을 주재료로 한 데 비해서 구텐베르크는 납 함금으로 활자를 만들었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기에는 차이가 크다.

솔직히 말해 이런 주장은 "우리가 원조" 의식의 발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목소리 높여 주장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뭐 그런 거.

by 슈타인호프 | 2016/09/30 07:41 | 뉴스비판 | 트랙백(1) | 핑백(1) | 덧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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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초효의 비밀아지트 at 2016/10/01 12:37

제목 : 사명당이 가져온 황금십자가
뭐, 포부는 거창하다만..... 호프님 얼음집에서 고려시대 교황이 보낸 서신 이야기가 나와서 저도 문득 예전에 들은 이야기를 들먹이게 되었지요. 솔직하게 저도 대충 카더라 수준으로 들은 이야기였고, 이게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몰랐습니다.그래서 한 번 찾아봤는데... 오오, REAL 사실이었뜸. 잘못 알고 있던 것이 있다면, 해인사가 아니라 전남 대흥사에서 보관되어 있었다는 것이죠.최초로 실체가 드러난 것은 1927년 ......more

Linked at deokbusin의 잡설 : .. at 2016/10/01 16:53

... http://nestofpnix.egloos.com/7268088 해당 기사에 대해서 비판적 의식을 견지하는 것은 보편성의 추구라는 면에서 보면 옳은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는 딴판이다. 즉, 아무리 터 ... more

Commented by 올독 at 2016/09/30 08:11
저런걸 보고 `침소봉대'라 하지요? 아마?

Commented by 올독 at 2016/09/30 08:14
덧붙이자면 저런과대망상을 하시는 분들은 철책너머 윗동네에 아주 많던데...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26
그러게 말입니다.
Commented by clickon at 2016/09/30 08:40
서신 내용이 중요할 수도 있겠네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26
서신 내용은 공개되어봐야 알겠지요. 근데 뭐 그냥 "좋은 소리"만 썼을 공산도 커서.
Commented by 로자노프 at 2016/09/30 08:49
뭐 카톨릭 신자들도 없던 건 아니니까요. 네스토리우스에서 카톨릭 개종 사례도 있고 당시는 베이징 대주교구는 존재하던 상황이니까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26
있긴 한데, 그게 "유럽인"이야의 문제는 좀 골룸하죠.
Commented by 침묵제독 at 2016/09/30 09:07
같은 계통의 가게가 있으면 으레...원조집...진짜원조집...왕원조집...원조오브원조집...
과거에 집착하는 게 강하게 나타나죠...
중요한 건 현재와 미래에 대한 대비인데...
인쇄술을 잘 모르니까..고급기술을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도서인쇄는 크게 차이가 안난다고 보고,
조금 다른 부분인 기록물 차원을 보면, 조선왕조실록을 그렇게 찬양하지만,
현재는 기록물관리법은 강화되고 있는데, 그 담당자외의 다른 직원들, 일반인, 상급자들은 그냥 담당자 혼자서 알아서 문제없이 처리하는 걸로 생각하는게 많습니다...중앙은 모르겠지만...이런 최일선에서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27
그러게 말입니다.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16/09/30 10:11
어디까지나 활판 인쇄의 시작은 중국이다 보니까요.
재료의 가공성이나 그런 부분에서는 한국과 요하네스 겐슈플라이스와는 전혀 다르지요.
하지만 원형 자체는 중국에 이미 12세기 이전에 존재한게 또 사실이니까요.

학교에서 안가르쳐주고 대학와서 역서 교수님들께도 진지하게 질문했었는데 못가르쳐 주시다가 한참 뒤에야 동양의 활자인쇄보다 왜 "구텐베르크인가"에 대한 답을 알게되니...이게 참 그렇더군요.

물론 요하네스 겐슈플라이스 개인의 사정이 크게 반영된 거지만 그런 상업성 부분이 그렇게 작용할줄이야...ㅎㅎ

그래도 제작진이 그렇게까지 뻥튀기 시키면 안됩니다. 교차검증없이 한쪽의 일방적 기록만으로 쓰면 안될 일이죠...
역으로 중국에 "대진국 사신이 도착했다" 는 기록으뉴있지만 당대 로마제국의 기록에서는 '사신 보냄' 기록이 없잖습니까. 한나라쪽의 기록 한줄만 가지고 "정식 통교" 운운할수 없는거죠 그저 "로마 교황청이 고려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듯" 이 이상의 의미는 없다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27
저도 중국에서 전래됐다면 모를까, 고려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사 기록에서 교차검증 안 하면 참 나라마다 다른 소리를 아주 대놓고 하는 꼴밖에 안 나오죠.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16/10/01 00:14
이미 활자는 문서상으로 8세기 경에 목활자와 아교로 만든 활자가 중국에 있었어요. 판각이 아니라 활자본 말입니다. 그런지라 거기서 재료만 비꾼다는 한발 더 나가는 건 시간문제였죠
Commented by 도연초 at 2016/09/30 10:06
교황의 특사가 대도에 다녀간거 말고 개경에 왔다간적은 제가 알기로 없는걸로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28
저도 모릅니다.
Commented by 초효 at 2016/09/30 10:38
저거 말고 임란때 왜군에 종군한 서양 신부가 강화문제로 조선 승병들을 만나서 금십자가를 건네줬다는 야그도 있지요. 그걸 해인사에서 보관하다 잃었네 마네 하던...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28
그건 또 처음 듣는 이야기군요.
Commented by 지브릴리 at 2016/09/30 17:37
영상에서 라틴어 번역자가 편지내용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60929125514132&p2m=false)

"결론적으로 말하면... '고려 왕 당신은 하느님의 좋은 종(Good Servent)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낸 신자들을 환대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

여기서 '우리가 보낸 신자'라는 부분이 번역자가 임의로 추가한 내용인지, 혹은 원문에 들어있는 내용인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습니다. 만약 원문에 들어있는 표현이라면, (본 서간문이 고려에 도착했는지와는 별개로) 편지가 쓰여진 시기 이전에 유럽출신의 가톨릭 신자들이 고려에 있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또한 이 경우에는, 최소한으로 해석한다 하더라도, 유럽인에게 가톨릭 교육을 받은 동아시아인이 고려에 있었다는 이야기지요)

또한 몽골제국 시기에는 동아시아에 네스토리우스파 신자도 있었지만, 유럽에서 온 가톨릭 신자들도 있었으므로 고려에 그들이 갔다고 한들 딱히 어색한 상황은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뭐 이거는 라틴어 전문의 정확한 번역이 나와봐야 알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금속활자에 대한 다소 내셔널리즘스러운 다큐 같은데, 어쩌다보니 이런게 얻어 걸린게 신기하네요. 정작 다큐 주제보다 이게 더 관심을 끌고 있으니 ㅎㅎ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29
원문에 그런 문구가 있다고 해도, 그게 확증은 아닐 겁니다. 모든 기독교도의 우두머리인 교황 입장에서는 어느 나라 사람이건 모든 신자는 자기 아래에 있는 사람이니까요.
Commented by 지브릴리 at 2016/09/30 17:40
뭐 애초에 활판인쇄술의 경우 원조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해당 문화권을 뒤집어 넣은 것으로 따지면 구텐베르크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지요. 한자는 잘 안쓰이는 글자들을 필터링해도 수천자이고, 한글 역시도 아무리 줄이고 줄여봐야 수천자이니....(풀어쓰기를 한다면 또 모르지만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29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Commented by Cho at 2016/09/30 18:47
저 시대 가톨릭교회에선 네스토리우스파를 쳐죽일 이단놈들 취급하진 않았던 건가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31
동방에서는 네스토리우스 파가 압도적인 다수였으니, 설령 그렇게 생각했다고 해도 뭘 할 수는 없었죠. 그리고 당대 기록을 보면, 압도적인 이교도들 사이에 있으니 크게 싸우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로 싫어하긴 했지만요.
Commented by windxellos at 2016/09/30 20:04
뭐 가급적 우호적으로 해석해서 단편적인 교류 정도까지는 있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활자기술 전파 운운은 말씀대로 대단히
가능성 희박한 이야기겠죠. 구텐베르크 활자와 고려의 금속활자는 '금속을 썼다' 라는 것 외에는 하등 닮은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09/30 20:32
그나마 그 금속 구성비도 전혀 다르고 말이지요.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16/10/01 00:18
관련 기계 하나 및 잉크의 성분 때문에 아주 달라진 길이 된거죠. 더불어 종이질도요.
그걸 이야기 안하면...좀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Commented by minci at 2016/09/30 23:11
그리고 해당 우편은 도착하지 않았군요. 수취인 불명? 폐문부재?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10/01 07:56
전달자 사고...쪽이지 싶습니다.
Commented by 지나가던과객 at 2016/10/01 08:53
국뽕을 거하게 들이킨 양반들은 자국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사실이 나오면 그걸로 환상을 만들어 버리는거야 어느 나라에서나 늘상 일어나는 일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10/01 08:58
저걸 국제적으로 선전까지 하겠다니 가상할 뿐이죠.
Commented by deokbusin at 2016/10/01 16:30
해당 기사를 작성하는데 간여했을 의식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을 가지는 것이야 좋긴 합니다만, 그걸 들은 사람의 영향력이 넘을 수 없는 벽 정도인데다 주장한 측과 친하기까지 하다면 세계적 공인을 얻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어떤 유물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장 우리나라의 전근대 시기 과학기술 유물에 대해서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 확실하다는 엄연한 증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근거조차 없다시피(그 증거라는 게 고작 중국 연호가 쓰여져 있다는 것 하나)한 중화인민공화국측 주장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져서 한국산이 아니라 중국산이라고 세계적 공인을 얻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중공측 주장이 인정받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중국과학사 연구에 있어서 절대적 권위와 실력을 자랑한 영국공산당원 조셉 니덤이 있었고 말입니다.

요컨대, 주장하는 측의 목소리가 크고, 그 목소리를 드는 축들이 죄다 자기 편이면 그 주장의 신빙성과 상관없이 세계적 진실이라고 공식화되는 것은 간단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학계에서나 국제적 실무나 국제정치의 세계에서나 이런 터무니 없는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세계 학계에서 최소한 한국에 대한 외국인 연구자들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하나의 학맥적 세력으로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만, 정부나 국회나 기업이나 그런데는 관심도 없죠. 그나마 예산을 투입해서 한국을 알린다고 하는데, 그 사용처가 다름 아닌 아이돌 선전비와 같은 대중 문화 유포지요.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는 인적 집단에게 가장 잘 먹히는 것이 정책과 관련된 학문에 간여된 사람들의 질적 양적 규모의 차이라는 점에서 우리 나라 정책 결정자들의 안목은 일본은 고사하고 우습게 아는 중국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Commented by 벼이삭 at 2016/10/01 18:50
아마 측우기로 기억합니다. 몇 글자 비슷하다고 한글이 파스파 문자에서 유래됬다고 보는 언어학자도 있고... 독도도 분쟁지역화된지 오래.... 참 정부는 뭘하는건지 모르겠어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10/02 10:33
그게 뭔지 궁금하군요.
Commented by K I T V S at 2016/10/01 16:54
전 그래도.. 그냥 상상력으로.. 개경 한 복판에 작은 나무성당이 있고 한복입은 가톨릭 그리스도인들이 미사를 드리는 만화적 상상을 했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 망상이지만요...ㅠㅠ (아니면 개경 시장에서 동로마 여행객이 아랍인이 파는 고기집을 방문한다거나...)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10/02 10:33
그게 상상, 소설의 영역이죠 :)
Commented by dd at 2016/11/26 17:55
역시 이글루스 역사밸리 나무위키 엠팍 네이버 부흥 역개루 다운 자국비하 사대주의 식민빠 개소리네요 ㅉㅉ 한심

문재인 대통령되면 니들같은 쓰레기부터 인터넷 청소해야 할듯

일베충 메갈년하고 동급 쓰레기 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6/11/26 21:03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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