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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침유도론이 경계받는 이유.


남침유도론은 북한의 남한 침공으로 인한 한국전쟁 발발에 미국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혹자는 남침유도론을 주장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켜 자신의 이득을 얻으려는 미국의 의도를 비판”하는 것이니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며, 자기를 향한 비판은 잘못된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것만으로는 크게 틀린 논리도 아니지요.

문제는 남침유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은연중에 전제하고 있는 사고의 프로세스입니다.

한국전쟁은 미국의 유도에 의해 일어났다. → 미국이 유도하지 않았다면 북한은 남침하지 않았을 것이다. → 북한은 그렇게 나쁜 집단이 아니라 미국의 음모에 억울하게 말려든 것이다. → 그러므로 북한의 입장을 정당화할 수 있는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 북한의 입장을 정당화하면 당연히 남한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아져야 할 것이다. → 고로 한반도의 정통 정권은 남한이 아닌 북한이다.

1단계를 긍정한다면 2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3단계로 넘어가려면 약간의 비약이 필요합니다. “애초에 생각이 없었는데 꼬임에 넘어간” 것과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미끼에 걸려 오판한 것”은 전혀 다르니까요. 이 중에서 전자를 북한의 입장으로 택한다면 문제없이 3단계로 넘어가는 것이고, 후자를 택한다면 그냥 미국을 욕하는 수준으로 끝나게 됩니다.

일단 난관을 넘어 3단계로 넘어가면 4단계로 가는 것은 필연입니다. 여기서 길이 또 둘로 나뉘는데, 그 하나는 전쟁이 없었다면 북한이 남한과 함께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평화롭게 통일할 수 있었을 거라는 겁니다. 사실 여기서 전자는 거의 선택되지 않는 것이, 이렇게 민족을 중시하는 입장을 내세우게 되면 영구분단을 전제로 한 평화공존 따위는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자, 통합을 한다고 합시다. 그럼 주도권은 누가 쥐게 될까요? 권력에서 공존이란 존재하기 힘들며, 특히 당시 한반도의 정치 정세를 보면 상호 인정하의 공존에 동의하는 정치세력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누군가는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데, 이런 주장을 내세우는 사람의 대부분은 당시 남한 정치권의 반민족성과 부패, 독재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북한 집권층은 비판하지 않습니다. 이로써 5단계로 넘어가는 관문이 간단하게 통과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면 6단계로 가는 층층대는 힘들여 올라갈 것도 없이 발만 올리면 되는 초고속 에스컬레이터가 되어 있는 것이지요.

남침유도론을 주장하는 당사자는 북한을 정당화할 생각이 없이 미국을 비판할 뿐이라고 주장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절대 비겁한 회피가 아니며 정당한 자기주장입니다. 당신은 현재 2단계에 머무르고 계신 것이니까요.

문제는 자신의 입장을 처음부터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미국이 북한의 남침을 유도했다’는 주장만 보고서는 당신이 2단계의 단순 의혹 제기자인지 6단계의 북한 지지자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2단계까지의 주장을 제시하기 위해 제시한 “자료”들도 대부분이 단순한 의혹 제기 혹은 근거 없는 억측 수준으로 나온다면 더더욱 당신 입장을 지지해 줄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겠죠. 더구나 “지지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버릇이나 증거 제시 능력이 주장자 자신의 그것보다 더 떨어져 바닥을 기는 수준이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별 말은 않겠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쏟아지는 집중포화가 어떤 이유에서 시작되어 계속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좋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뭐, 딱히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더라도 토론에서 몰리는 누구에게든 마찬가지인 이야기겠지요.





by 슈타인호프 | 2013/01/31 10:45 | 한국현대(~20XX) | 트랙백 | 핑백(1)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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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정호찬 at 2013/01/31 11:04
그 양반은 이미 논지가 뭐든간에 무조건 내가 맞다고 하는 것 밖에 안보이는 모양(...)
Commented by 파파라치 at 2013/01/31 11:05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미끼에 걸려 오판한 것"이라는 해석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미끼라는 건 기본적으로 누군가에게 어떤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던져주는 것인데, 미국이 북한의 남침을 "유도"했다고 보기에는 전쟁 발발 전후 미국의 대응에 너무나 헛점이 많았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남침가능성과 그 의미(냉전체제하에서 국제적 파장)에 대해 과소평가하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았기에 결과적으로 북한의 오판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죠.
Commented by 듀란달 at 2013/01/31 11:08
저열한 오타쿠 집단에게 부당하게 공격받는 고결한 학자 코스프레 하는 그 분요?

경험상 장담컨대 저런 류의 사람은 거의 안 바뀝니다. 부당한 다수에게 공격받는 올바른 소수로 자신을 미화하면서 자기 논리로 똘똘 뭉치니까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3/01/31 11:09
정호찬//뭐 자기 "일생의 주장"이니까요.

파파라치//그렇긴 한데, 이 글에서는 "저쪽의 프로세스"를 보는 게 목적이니까요.

듀란달//구경하는 제3자들이라도 바른 개념 정립을 해야죠.
Commented by 대사 at 2013/01/31 11:15
원래 정신과에서는 사람 나이 40 이 넘어가면 안 바뀐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13/02/05 09:02
정신분석학에서 40넘어가면 자아가 고착되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보긴 하지만...그래도 변할 여지는 있긴 합니다.
Commented by 을파소 at 2013/01/31 11:28
원균행장기가 믿을 수 없다는 것도 원균 가문에서 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러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료와 교차검증을 해보니 안 맞는 내용투성이라 가문에서 조상을 미화한 자료라서 왜곡됐다는 결론이 내려진 거죠.

그분도 자기 주장을 내세우려면 상대의 주장에 반박할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덕후잡지에 실려서 못 믿는다, 군사연구소는 군의 영향받는 보수적인 곳이라 못 믿는다, 대미사대주의자라 못 믿는다라는 이야기들은 아무런 근거가 될 수 없는 푸념이자 변명일 뿐이며, 이 상태에서는 논쟁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Commented by 식빵스러움 at 2013/01/31 12:25
전쟁의 성격을 볼 때 어느 쪽이 좀 더 '개X끼'냐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안되지요. 그런데 한국역사학계가 한국전쟁에 대하여 아직까지도 이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라고 지난학기 전쟁사 수업을 한 교수님이 그러시더라고요.)
Commented by 零丁洋 at 2013/01/31 13:03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한국전쟁이 완전히 역사화 해야 가능해 보입니다. 그때는 아마 중국의 삼국지를 읽는 것처럼 한국전쟁을 볼지도 모르죠.^^
Commented by 대공 at 2013/01/31 12:30
참........z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at 2013/01/31 13: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3/01/31 14:4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네앞가름이나잘해백수 at 2013/01/31 15:35
남침유도론도 아닌데 남침유도론이라고 상대방을 종북으로 몰고가는 인간말종 오덕후놈들이 문제지.
누가 남침유도론을 옹호하기라도 했냐?
요거 교묘히 물타기하는 수작질 좀 보소, 아주 역겹네.
자 김일성 개새끼, 김정일 개새끼, 김정은 좆만한 흑돼지 씨발새끼 디져라, 자 됐냐?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13/01/31 16:56
네 다음 분신술
Commented by 누군가의친구 at 2013/01/31 17:12
홍콩, 태국, 이라크, 가나, 스리랑카, 중국 다음에는 어디 프록시?
Commented by 아빠늑대 at 2013/01/31 18:45
멀쩡한 직장에 자식까지 두고 있는 사람도 이런 놈들에게 걸리면 백수로 변하지..크크... 자기가 백수니까.
Commented by 네앞가름이나잘해백수 at 2013/01/31 19:45
아빠늑대//임용고시 실패하고 언제 짤릴지모르는 학원강사가 멀쩡한 직장이냐?
참고로 이정보는 얘 블로그에 지가 올려서 안것이니 신상정보 유출 아님.
그리고 이놈 "자기가 백수니까"에서 자아고백하고 있네.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13/02/05 09:04
아빠늑대님 언제부터 백수셨어요? 이거 라쨩이 자주 하던 짓인데...근데 라쨩은 남침유도론 빨진 않지.
Commented by 누군가의친구 at 2013/01/31 17:15
사료 제시는 커녕 가지 추측을 근거로 제시하면 말 다했죠. 거기다가 밑장빼기 시전하는거 보면 말 다했습니다.
Commented by 마무리불패신화 at 2013/01/31 18:36
애초에 사실관계가 틀려먹은. 주장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3/01/31 21:15
대사//저도 그 날이 멀지 않아 오겠지요.........ㅠㅠ

을파소//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식빵스러움//우리 자신의 살아있는 과거이니, 아무래도 완전히 객관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대공//뭐 그렇죠~~

비공개1//그러게 말입니다.

비공개2//당장 우리 눈 앞에서 그걸 확실히 보여주고 계시니까요. "이의 있으면 논문 써서 학회지에 발표해라"

네앞가림이나잘해백수//그러게 말이다. 근데 내가 딱히 그 양반이 남침유도론이라고 주장한 적이라도 있냐? 이 글은 "남침유도론이 왜 경계를 사는가"에 대한 글이지 그 양반이 남침유도론자라고 몰아붙이는 글도 아닌데?

누군가의친구//뭐, 굳은 의지로 열심히 난관을 헤쳐나가 보시라지요.

마무리불패신화//근거에 추측과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아요.
Commented by deokbusin at 2013/02/01 06:31
애치슨 선언만 없었다면 남침유도론을 말하는 사람에게 "너는 2단계가 아니라 6단계야!"라고 큰소리를 쳐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우익들조차 상당수가 "애치슨 선언만 없었다면 혹부리가 남침을 했을까?"라고 생각하는 판이라서 좀 씁슬합니다.

그러고 보니 우익에게 반미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사건이 이것하고 가쓰라-태프트 각서겠군요. 정작 대학다닐때 운동권들이 저걸 의식화에 써먹은 걸 체험도 못해봤으니 운동권들이 멍청한건지 아니면 북한지령만 충실했던 건지 궁금해집니다.
Commented by 하지만 at 2013/02/01 09:13
애치슨 선언으로 인해서 3단계가 확실히 부정되는거 아닌가요? 남침이 미국의 음모에 의해서가 아니라 북한의 계획적인 공격이었다는게 증명된다고 볼 수도 있을거 같은데요.
Commented by Real at 2013/02/01 18:49
수정주의론을 이야기한 브루스 커밍스 이야기도 제가 꺼내서 나온겁니다. 그나마.. 남침유도론 드립질을 하도 해서요. 그런데 이제와서 그 업그레이드 드립질을 한다는건 뭔지..
Commented by 윈체스터 at 2013/02/06 18:43
요즘은 남침유도설도 씨알이 안먹히는지 이제는 도올선생의'동아시아 30년 전쟁'이 대세더군요 전쟁의 책임에는 일본제국주의를 감싸주고 친일파를 대거 기용한 미군정의 책임이 있다나 뭐라나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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