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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은 왜 조선의 극동을 "죽도"라 하였는가?(일부 수정 - 19:30)

1946년(*)에 펴낸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은 조선, 즉 한국의 범위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1947년이라고 하는 주장이 보이는데 이는 일부 오류임



문; 우리나라의 지도상의 위치는 어떠합니까.
반도만으로는 동경 130 도 41 분 22 초로부터 124 도 18 분 35 초까지 북위 34 도 17 분 16 초로부터 43 도 0 분 36 초까지요,
도서(島嶼; 섬 서, 작은 섬)를 넣으면 동경 130 도 56 분 23 초로부터 124 도 11 분 00 초까지 북위 33 도 6 분 40 초로부터 43 도 0 분 36 초까지입니다.
[임성삼의 주(註); 적도에서 극까지의 거리를 1만 km로 정하였고, 이것의 위도 차이가 90 도이므로 1 도에 111 km가 된다. 그러므로 이것만으로 계산하면 남과 북의 차이가 약 1100 km 정도 된다. 이 정도이면 하나의 나라로서는 상당히 긴 거리이다. 그러나 경도 1 도의 거리 차이는 위도에 따라 다르다.]

문; 우리나라의 동서남북 극단은 어디입니까?
반도에서는 극동은 함경북도 경흥군 노서면, 극서는 평안북도 용천군 용천면, 극남은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극북은 함경북도 은성군 유포면이요, 도서를 넣어서는 극동은 경상북도 울릉군 죽도[독도], 극서는 평안북도 용천군 신도면 마안리, 극남은 전라남도 제주도 대정면 마라도, 극북은 극북은 함경북도 은성군 유포면입니다.
[임성삼의 주(註); 현재의 행정구역과는 약간 다르다.]


출처 : http://whs.inha.ac.kr/~ssyim/book/book12.htm

최남선은 조선의 동쪽 끝을 동경 130 도 56 분 23 초, 죽도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위 인용처에서는 이를 "죽도(독도)"라고 하였고, 2007년에 기파랑에서 낸 새 판본은 이를 괄호 없이 "독도"라고 적었다고 합니다. 이건 의도적인 왜곡일까요?

아마 두 글의 편저자들은 모두 최남선이 적은 "죽도"가 "독도"의 "일본식 표기"인 죽도라고 생각해서 바꿔 적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최남선이 그 앞에서 명시해 놓은 경도지요.

일제시대에 독도는 구체적으로 누가 관리했을까?


위의 포스팅은 4년 전에 제가 했던 것입니다. 저기에서도 리플로 언급이 되었지만, 독도의 경도는 131도지 130도가 아닙니다. 따라서 최남선의 "죽도"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의 독도일 수가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간과하고 최남선의 죽도를 독도로 표시한 것은, 위의 글을 옮긴 편저자들에게 세심함이 부족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것이 의도적인 왜곡은 아니라고 생각하나, 정보 확인이 철저하지 못했다는 것이니까요.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해 봅시다. 최남선은 왜 독도가 아닌 죽도(울릉도 바로 옆에 있는)를 조선의 최동단이라고 기술했을까요?










여기서 함정은 1946년 혹은 7년이라는 조선상식문답의 출간 연도입니다. 해방 이후에 출간되었으므로 일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들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책의 원고가 과연 해방 이후에 쓰여진 것이냐고 하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조선상식문답은 최남선이 1937년 1월 30일부터 9월 22일까지 160회에 걸쳐 매일신보(每日新報)에 연재한 강토편(疆土篇)·세시편(歲時篇)·풍속편(風俗篇) 등 16편 456항목의 ‘조선상식’을 광복 후에 편집해서 출간한 것입니다.

일제시기라는게 어떤 의미가 있냐고요? 그건 1905년의 "시마네 현 고시"로 인해서 독도는 일본의 본토에 정식으로 병합되었다고 일본 측이 선언한 상태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선언에 대해서, 적어도 1945년까지 누구도 유효한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기는 어떻습니까? 1937년입니다. 이 시기가 어떤 시기입니까? 이 해부터 중일전쟁이 시작되고, 조선에는 미나미 지로 총독이 부임(1936~42)하여 "민족말살정책"을 펼쳐 가던 시기입니다. 바로 전 해에는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글이 실린 매체를 볼까요? <매일신보>입니다. 매일신보는 조선일보나 동아일보같은 조선인의 민간 신문이 아니었습니다. 대한제국 시기 항일언론이었던 이 신문은 합병 이후 총독부의 기관지였습니다.

종합해 볼까요?

민족말살정책이 시작되기 직전의 암담한 시기에, 총독부 기관지에 연재하던 칼럼에서, 법적으로 일본 땅이라고 선포된 섬을,


조선의 영역이라고 기술할 수 있겠습니까?



최남선이 독도에 대해 알았건 몰랐건, 저 입장에서는 독도를 조선의 영역에 포함시킬 수 없었습니다. 만약 논문을 쓰는 거라면 "옛 시절에는 조선의 영역이기도 했으나..."라고 에둘러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 독자를 상대로 위의 제시문과 같이 간단하게 적는 칼럼에서는 그것도 불가능합니다. 해방 이후에 단행본으로 출간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수정했다면 좋았겠지만 어떤 사정에서인지는 몰라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후세의 부주의한 편집자들이 본의 아니게 거짓을 말하는 결과를 빚고 말았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런 사정에 대한 파악 없이 1946년 혹은 7년에 나온 책이라는 점만 강조하면 최남선이 독도를 한국령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만 드러내게 됩니다. 게다가 이것을 1947년에 나온 책이라고만 기술하여,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출간 시점을 정확하지 않게 묘사하여 1년 더 늦춰 놓으면 해당 글을 읽는 독자는 더더욱 일본의 영향을 안 받고 나온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는 "최남선도 독도는 조선 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인식을 더 퍼뜨리게 되는 결과를 얻게 된다고 봐야겠죠. 고의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어쨌거나 결론은 해당 서적에 나오는 최남선의 조선의 영역에 대한 기록은 작성될 당시의 사회적 현상을 반영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제 시대가 아니었고 총독부 기관지에 연재되는 글이 아니었다면 그 글에 나오는 조선의 끝은 동경 130도 56분에 있는 죽도가 아니었을 공산이 있다는 것이지요. 왜냐 하면 해방 뒤에 최남선이 독도 영유권을 분명히 지지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대표로 갔던 유진오 박사에게 독도와 파랑도 영유권 주장을 하라고 조언한 사람이 최남선이었거든요.이건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되었다고도 합니다만...

그뿐만이 아닙니다. 최남선은 1953년에 서울신문에 <울릉도와 독도>라는 글을 연재한 바, 해당 내용에서 독도는 울릉도의 부속도서(울릉도에서 훨씬 떨어진 동남 해상에 존재)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도 일제시기인 1936년의 글에서 "조선의 동단"을 130도 56분으로 한 것은 당시의 사회적 사정 때문이었음이 명확합니다.


자. 이 이야기를 읽고 최남선의 "조선 동단에 대한 기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든 선택은 독자분들의 자유입니다 :)





* 대충 썼으니 조선과 한국 표기가 혼재된 것은 적당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9:30)처음 작성한 본문 내용에 제가 잘못 적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조선상식문답은 1946년에 정편이, 1947년에 속편이 출간되었습니다. 따라서 1947년에 출간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아주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독도와 상관이 있는 <지리편>은 1946년에 출간된 본편에 실려 있으며, 이 점을 주목하면 독도 문제를 논할 때는 1946년을 출간 시기로 잡는 것이 정확합니다. 하지만 1947년에 일부 분량이 출간된 것은 사실이므로 이에 따라 본문 내용을 약간 수정합니다.




by 슈타인호프 | 2012/08/16 17:15 | 한국현대(~20XX) | 트랙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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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파랑도의 정체?
잠깐 접속했더니 최남선은 왜 조선의 극동을 &quot;죽도&quot;라 하였는가?(일부 수정 - 19:30)에 이런 리플이 붙었습니다. 저는 파랑도 자체가 상상의 산물이라고 알고 있었던 터라,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그런 섬이 존재하긴 하는 건가? 하면서 한번 확인이나 해 보자 싶어 검색을 해보았죠. 그랬더니 정말로 남녀군도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위치가...... 저~~~어기, 저~~~어......more

Commented by kuks at 2012/08/16 17:56
시마네현 고시일인 1905년부터 1945년, 또는 1950년 까지의 '실효적 지배'는 확실히 열세에 있습니다.
더욱이 1953년인지 54년인지 모르겠지만 독도광물채굴권을 가지고 일본에서 그들끼리 법적공방을 벌인 사례까지 있더군요.
Commented by 야스페르츠 at 2012/08/16 17:56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면서 왜곡하는 기술은 모 님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항상 지적당하는 거지만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12/08/16 17:57
뭔일인가하고 역사벨리를 가보니 이건 또 뭔...;;;
Commented by 피그말리온 at 2012/08/16 18:00
만일 거기서 독도라고 적었다가는 또 하나의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남을 뻔 했군요....라기에는 저자가 최남선이라 fail일라나요;;.
Commented by 부여 at 2012/08/16 18:49
<조선상식문답>이 일제강점기 매일신보에 연재됐다고 알고 있었는데, 저런 말을 하기에 이상해서 검색해보니 1947년이라 나오더군요. 그래서 일단 말하려던 걸 접고 추이를 지켜봤는데 그거 제가 1937년을 잘못 본 거였군요. -_-;; <조선의 상식>이 1947년에 출판되었다는 루머가 있는 건 혹시 그것이 연재되었던 1937년을 잘못 읽은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2/08/16 19:33
kuks//독도에 캘 게 있기나 한지 모르겠군요. 광물 채굴권이라니;;;

야스페르츠//사실 그걸 얼마나 들키지 않고 하느냐...도 재주라면 재주인 건 사실일 겁니다.

행인1//뭐 늘 그렇죠.

피그말리온//설마요. 그냥 원고 자체가 안 실렸을 겁니다.

부여//아닙니다. 저도 부여님 말씀 보고 다시 확인했더니 본편과 속편이 46, 47년에 나뉘어서 나왔더라고요. 루머는 아니었습니다.
Commented by 오땅 at 2012/08/16 19:54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Commented by Alias at 2012/08/16 21:59
좋은 설명 감사합니다. 전혀 모르던 사실이네요
Commented by 누군가의친구 at 2012/08/16 23:06
푸훕, 결국 그런거군요. 전에는 VF-111 선다우너즈 패치 놓고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한다니 하더니. ㄲㄲ
Commented by ㄴㅇㄹ at 2012/08/16 23:25
그게 뭔지도 모르고 대충 검색해서 이거야 하고 들고 왔지 싶네요.
결국에야 대충 그 패치에 얽힌 내막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자폭이 되었지만 말입니다.
항공단 패치 외에도 미군기의 킬마크 등의 도안으로 하겐크로이츠와 함께 사용되기도 한 모양이더라고요.
원래 의미와는 반대로 ^^
Commented by 셔먼 at 2012/08/17 13:11
시대가 시대인 만큼 당시 독도라고 표기했었다간 폐간되기 십상이었겠죠.
Commented by 행인1 at 2012/08/17 16:13
폐간에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죠. 고등계에 끌려가는 날에는...;;;
Commented by 초효 at 2012/08/17 19:44
이 나라의 더러운 구정물만 빨아 그것이 전부인냥 선전하는 트롤을 훈계하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Commented by 아아 at 2012/12/03 13:29
우리나라의 최남단은 대파랑도(남녀군도)입니다. 일본이 불법 점거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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