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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by jiinny
두서없는 몇 가지 역사 잡담.

1. 옛날 역사를 보다 보면, 특히 명장들의 일화 같은 걸 읽다가 현대를 살아가는 저로서는 제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이런 거였습니다.

............강화를 맺고 철수하는 적군을 공격해도 되는 건가???

2차 여요 전쟁에서 양규의 거란군 공격은 뭐, 중앙과의 연락도 제대로 안 되던 상황이었던데다가 어차피 그 전부터 계속되던 전투의 연속이라고 보면 됩니다. 게다가 왕이 친조를 약속하고 거란군의 철군을 약속했다고는 하지만, 그게 정말 진심인 것도 아니었으니 양규가 계속 싸운 것도 압력수단의 하나로서 충분히 용인할만한 일이죠.

................근데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거 하나가 있단 말이죠. 임경업 장군이 병자호란 때 청태종의 조카 요퇴를 죽였다는 것 말입니다. 이건 명백히 강화회담 다 끝나고 천지가 아는 상황에서 독단으로 저지른 일이었던 걸로 알고 있단 말이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라가 망한 상황에서 장수 하나라든가 성 하나가 홀로 저항한 사례가 많은 건 저도 압니다만, 나라가 완전히 망한 게 아니고 말 그대로 "강화"를 맺고 전투 중지 명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저런 짓을 저지른다는게 옛날의 상식으로는 할 수도 있는 일이었는지 종잡을 수가 없어서 말입니다. 그런데 또 위인전이나 아동역사책에서는 그걸 찬양하고 있고....

그런데 또 해동명장전에서는 임경업이 요퇴를 죽인 게 아직 전쟁중일 때라고 적었단 말이죠. 조선왕조실록엔 그 사건이 나오지 않는 것 같고...생각하다 보니 도대체 요퇴가 죽은 게 남한산성 함락 전인지 후인지조차 애매해져 버렸습니다;;; 청 태종에게 요퇴라는 조카가 있었던 건 사실이 맞는가요?';;;;;


2. 엔하위키 이런저런 역사 항목들 만들기도 하고 수정하기도 하고 했습니다만 가끔 정말 황당하게 틀린 거 나오면...음;; 그냥 뭐 여기서 끄적거릴 시간에 그냥 고치고 있는 게 나으려나요.


3. 요즘 들어서 아이들에게 역사는 몇 살에 어느 레벨부터 가르쳐야 할까 가끔 고심이 됩니다. 꼬마 역덕후를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천천히 스스로 알아가게 내버려 두어야 하는지, 그렇다면 아이가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게 되었을 때 - 그것도 제 시각에서겠지만 - 어떻게 개입해야 할지도 앞으로 고민해 나가야 하겠지요.


4. 하지만 내가 도대체 얼마나 어떻게 알고 있는지도 나는 모르겠고...(먼산)

by 슈타인호프 | 2012/02/04 23:48 | 역사 : 통사(?~?) | 트랙백(1)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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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누군가의친구의 블로그 at 2012/02/06 22:44

제목 : 1815년 1월의 뉴올리언스 전투
두서없는 몇 가지 역사 잡담.슈타인호프님의 포스트를 보니 이거 비슷하면서도 안타까운 전투에 대한 기록이 생각나서 트랙백 합니다. "1815년 1월의 뉴올리언스 전투에서 영국군은 더욱 참담한 피해를 입었다. 영국군은 8,000명의 병력으로 수적열세의 미군을 공격했으나 미군중 2,000명이 라이플 사수였다. 영국군은 자신들의 활강식 머스켓 사거리 이내로 미군이 접근하기 전에 라이플의 원거리 사격에 차례차례 목숨을 잃었고,......more

Commented by muhyang at 2012/02/04 23:57
역사를 진영논리 없이, '역사적 사명' 없이 투명하게 받아들이는 건 매우 깊은 배움과 성찰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Commented at 2012/02/04 23: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초록불 at 2012/02/05 00:05
시간에 대한 관념이 생겨야 역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부터 역사 공부를 가르치도록 되어 있다고 배웠습니다...^^
Commented by 정호찬 at 2012/02/05 00:07
강화 맺었는데 우리편이 적장을 죽이면 용감한 거.

강화 맺었는데 적장이 우리편 죽이면..... 머더 퍽커!!!
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12/02/05 00:21
임경업이 요퇴를 죽였다는 기록은 정온의 [동계집]에 나옵니다. 요퇴가 죽은 시점이 인조가 항복한 때는 아직 아닌 것 같구요. 정온은 병자호란을 직접 겪은 사람이기 때문에 신빙성을 무시할 수는 없을 듯. -_-

http://db.itkc.or.kr/itkcdb/text/nodeViewIframe.jsp?bizName=MK&seojiId=kc_mk_c004&gunchaId=cw001&muncheId=&finId=003&NodeId=&setid=609868&Pos=0&TotalCount=4&searchUrl=ok

여기서는 요퇴가 홍타이지의 조카라는 이야기는 없는데 세월이 좀 흐르고 나니 갑자기 이덕무의 [청장관전서]에서 요퇴가 홍타이지의 조카라는 기록이 등장하네요. -0-

http://db.itkc.or.kr/itkcdb/text/nodeViewIframe.jsp?bizName=MK&seojiId=kc_mk_j002&gunchaId=av020&muncheId=01&finId=003&NodeId=&setid=610215&Pos=2&TotalCount=4&searchUrl=ok
http://db.itkc.or.kr/itkcdb/text/nodeViewIframe.jsp?bizName=MK&seojiId=kc_mk_j002&gunchaId=av070&muncheId=01&finId=001&NodeId=&setid=610215&Pos=3&TotalCount=4&searchUrl=ok

[청장관전서]에는 요퇴가 임경업에게 죽었다는 이야기는 안 나오는 것 같습니다. [청장관전서]의 요퇴가 [동계집]의 요퇴와 동일인인지도 모르겠구요. 그런데 이 요퇴와 그 요퇴가 동일인이라는 인식이 조선 후기에 널리 퍼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초효 at 2012/02/05 00:25
그런 문제에 이후에 임경업은 청을 지원하라는 조정의 지시를 생까기도 하고, 청을 염탐하기도 하고, 밀무역 하다 귀양크리를 맞기도 하고, 결국엔 명나라로 가서 평로장군이 되어 청나라와 싸우다 막장이 되불죠.

이런 점 때문에 임경업은 그저 친명 사대주의자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쿠쿠 at 2012/02/05 00:27
1. 이기면 옳은 일이고 지면 범죄지요. 유방은 강화조약맺고 바로 뒤통수로 천하를 얻었지만 업적이 되었고, 아사쿠라는 강화조약을 지켜서 천하의 찌질이로 기억되는......
Commented at 2012/02/05 01: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Karl at 2012/02/05 02:26
우리편은 뭘 하든 정의입니다. (...)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2/02/05 06:47
muhyang//사실 쉬운 일이 아니긴 합니다.

비공개//아, 그랬나요? 뭐 풀기 나름이긴 하겠네요. 부딪혔으면 어떻게 되었으려나....ㅋ

초록불//제가 책 읽던 걸 생각하면 역사 관련 책 자체는 조금 더 일찍 시작해도 되지 않을 까 했거든요^^;

정호찬//그러고 보니 노량해전 가지고도 그런 시각이...--;;

自重自愛//오오 그런 기록들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ㅠㅠ

초효//임경업에게 병력이 있어 심양 강습을 정말로 실행했다면 어찌 되었을까도 가끔 궁금하지 말입니다...

쿠쿠//이기면 관군!! 지면 역적!!

KittyHawk//그래야겠죠? 역시...

Karl//그렇지 않다는 걸 가르쳐야할텐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ㅎㅇ at 2012/02/05 07:39
혹시 그 책 쓴 사람이 특정지역출신 아니였을까요?
Commented by 海凡申九™ at 2012/02/05 08:03
평안도인가?!!
Commented by rhdxogns at 2012/02/05 08:21
국제법이 없던 시절의 일입니다. 아무래도 통신과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일이니까, 그런 일이 생길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독단적인 항명이 없었다는 것도 아니지만, 전방에는 얼마든지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동아 at 2012/02/05 09:29
일단 특허사냥꾼 에디슨이 위인전에 있다는 점부터;;;;ㅋ
Commented by 초록불 at 2012/02/05 10:56
제가 이야기한 것은 통사적인 시각에 대한 것이고, 위인전이나 역사 사건에 대한 이야기와 같은 것들은 더 먼저 읽어도 됩니다. ...다만 어린이 역사책 작업을 해보면 필연적으로 용어 문제에 부딪치게 되더군요.
Commented by 눈시 at 2012/02/05 11:04
임경업의 이미지는 후대에 꾸며진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요퇴 얘기도 그렇고 정말 이랬나 싶은 부분이 많이 보였습니다

조선인이니 기본적으로 친명이긴 했겠지만요. 간단히 까딱 잘못해도 트집잡히는 상황에 가도 명군과 청 사이에 싸바싸바를 잘 해야 될 최전방 의주에서 극렬 친명하는 사람을 배치시켰을지 하는 거죠
Commented by 눈시 at 2012/02/05 11:07
그리고 화친 후에 뒤통수 치는 건 살수, 아니면 관구검이 쳐들어 왔을 때부터 아니었나요고구려 신라 고려 조선이 다 했으니 이정도면 종특 수준;
Commented by DeathKira at 2012/02/05 13:06
현대는 당연히 안되지만, 옛날에는 뭐 현대와 같은 국제법이 없었으니까요.
지금도 그런 게 있지만, 항상 정의는 우리편이니까요.
Commented by 클레임 at 2012/02/05 14:46
사돈끼리 싸우고 잔치한다고 족장들 불러놓고 몰살시키는게 예사이던 시대 아닙니까.
Commented by 앨런비 at 2012/02/05 15:36
http://www.kyobobook.com/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58622598&orderClick=LAA&Kc=SETLBkserp1_5

이 책에서 뇌의 각 부분과 기능 연령별 발달정도도 나오니 추천합니다. 책 자체도 좀 골아프긴 하지만 충분히 읽을만한 책이죠.
Commented by 누군가의친구 at 2012/02/06 22:45
1. 뭔가 생각난게 있어서 트랙백 했습니다.
Commented by 비로그인 at 2012/02/13 17:17
청 태종 홍타이지의 맏형 다이샨(代善)의 아들이자 成親王에 봉해진 요토(岳託, yoto. 조선에서는 要土라고 표기)를 의미하는 것이 맞다면, 임경업이 그를 죽였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요토는 청의 6부 중 병부를 담당하는 친왕이기도 했고, 청 내부의 정치구조상 극히 중요한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그가 강화 이후에 임경업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면 임경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만무하죠.

무엇보다도 요토는 1639년에 만리장성을 넘어 명 내지에 대한 공격을 주도하다가 사망합니다. 요토가 워낙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이라서, 조선측 기록인 심양장계 기묘년(1639) 4월 20일 기사에는 "이 나라는 바야흐로 요토 등의 상사(喪事) 때문에 딴 일에 겨를이 없"다고 할 정도였죠. 또한 만주측 기록인 만문노당(병자호란이 시작될 시점까지 기록)에는 홍타이지의 조카 요토 이외의 다른 요토가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동계집 정온 연보에 등장한다고 해서 임경업이 요퇴를 죽였다는 기록이 사실이라고 믿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동계집 연보 자체도 정온이 직접 쓴 내용이 아니니, 조선후기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요.

요토에 대한 청장관전서의 기록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홍타이지 형의 아들이라는 기재 자체는 맞습니다.

참고로 병자호란 때 사망한 청의 유력무장은 누르하치의 사위였던 一等公 양구리(楊古利, yangguri)이고, 청측의 기록에 따르면 정축년 1월 7일 전라도(전라병사 김준룡이 이끈 부대인 듯)와 충청도(충청감사 정세규가 이끈 부대?)의 군사가 남한산성을 공격하는 것을 예친왕 도도와 함께 요격하러 갔다가 매복해 있던 조선 병사의 조총을 맞고 66세로 전사합니다. 홍타이지는 이틀간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애통해했다고 하네요.

덧붙여, 이 조선군 부대는 이미 일부가 격파당한 상태였고, 밤을 타서 도주했습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2/02/14 14:26
아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밑에서 말씀하신 전투는 아마 광교산 전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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