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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by jiinny
윤내현 교수는 왜 이런 단어 사용을 할까요?--?;;
솔직히 고조선사에는 큰 관심이 없고 아는 것도 적습니다만, 야스페르츠님의 포스팅(http://xakyntos.egloos.com/2691528)을 보다가 "연나라 장수 진개의 조선 땅 2천리 정복" 기록에 대한 윤내현 교수의 이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리플에서 링크된 한 포스트가 인용한 바에 따르면 윤내현 교수는 이런 주장을 했더군요. 오타는 제가 낸 거 아닙니다.(먼산)

(전략)
동일한 사건을 말하면서 [위략]은 연나라가 조선의 서방 2천 리를 빼앗었다고 하였고, [사기] {조선열전}은 조선과 진번을 복속시켰다고 하였습니다. [위략]에 의하면 조선은 영토의 일부를 빼앗겼고 [사기] {조선열전}에 의하면 조선은 완전히 명말되었던 것입니다.
(중략)
그러나 어느 하나가 잘못되었을 것을 ㅗ속단해서는 안 됩니다. 위 두 기록이 모두 옳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데 조선이라는 나라 서쪽 변경에 조선이라는 지명이 있었다면 위 두 기록은 옳은 것입니다. [위략]의 조선은 조선이라는 나라를 의미하고 [사기] [조선열전]의 조선은 조선이라는 나라의 서쪽 변경에 있었던 지명이 되는 것입니다. 진개는 조선이라는 나라의 서부 영토 2천 리를 빼았었는데 그 안에 서쪽 변경의 조선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후략)


- 윤내현, <고조선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 http://totosoro.egloos.com/2767649에서 재인용 -


제가 저 주장을 보고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윤내현 교수가 "복속"의 의미를 대상의 완전한 멸망 후 병탄과 같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음 국어사전에서 제공하는 복속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服屬복속 : 복종(服從)하여 붙좇음

물론 이 복속이라는 단어는 상대를 완전히 지배하에 둘 때 많이 사용합니다. 고구려가 옥저나 동예를 복속시켰다고 했을 때 옥저나 동예가 후에 독립하거나 하지는 않았죠. 고구려에 복속되었던 말갈이 고구려의 종속세력으로서 지배를 받았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있어요. "복속"이 언제나 약자의 완전한 멸망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반례를 몇 가지 들어 볼까요?

1. 삼국사기 백제본기 동성왕 조에 보면 백제의 동성왕이 중국 남제의 태조, 소도성에게 사신을 보내 복속을 받아달라고 청하여 허락을 받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럼 백제는 이때 멸망하고 남제의 영토가 되었습니까?

2. 국사편찬위원회가 제공하는 삼국사기 번역본을 보면, "사벌국은 본래 신라에 복속해 있었으나, 3세기 중엽 백제로 기울자 신라가 군사를 동원해 멸망시킨 후 사벌주(沙伐州)로 삼았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신라에의 "복속"이 멸망을 의미한다면, 어떻게 사벌국이 백제로 기울어질 수 있으며 신라는 사벌국을 다시 한 번 멸망시켜 독립국에서 신라의 한 주로 재편성해야 했을까요?
백제로 기울어진 것이야 민심의 향배 정도로 이해할 수 있고, 신라군의 투입도 치안 확립을 위해서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의 폐지와 주의 설치는 그렇게 이해하기 힘들군요.

3. 고려는 원에게 복속했지만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상당한 간섭은 받을지언정 내정에 대한 자치권을 가지고 살아남았고 후에 원이 약해지자 다시 독립했죠.

이 정도면 "복속"이 곧 완전한 멸망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반증으로는 충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윤내현 교수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위의 두 주장은 모순 없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고조선은 2천 리에 달하는 서쪽 영토를 빼았기고도 남은 영역이 있었고, 그쪽에 들어선 고조선 정권이 연나라의 힘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면 굳이 멸망하지 않고도 복속되는 것입니다. 굳이 조선의 영토 안에 "조선"이라는 지명이 또 있어서 그 땅을 정복한 것 뿐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는 그 영토 안에 고구려, 백제, 신라라는 지명을 가지고 있었던가요. 마한, 진한, 변한도 그 안에 같은 이름의 지명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잖습니까? 한국, 일본, 중국에도 한국, 중국, 일본이라는 지명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윤내현 교수가 저보다 고대사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실 것은 분명하며 그에 대해서는 충분히 존중하는 바입니다. 또한 윤내현 교수가 스스로의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고조선의 역사에 대해 추측하는 것 역시 본인의 학자적 자유이며, 그에 대해 별로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 말고 어휘의 선택에 있어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말이죠.
언제나 약자의 멸망을 뜻하는 단어가 아닌 "복속"이라는 단어를 멸망한 후 종속된다는 뜻으로만 사용하는 방식은 어떤 의도에서 사용한 건지 몰라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의도적으로 독자를 자기 의견으로 몰아가기 위한 것인지, 정말 자신이 그렇게만 알고 있는지 둘 중 하나이긴 할 것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저는 윤내현 교수 책이나 논문을 솔직히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윤내현 교수가 "복속"이라는 단어를 무조건 약자의 멸망을 전제로 하고 사용하는지, 아니면 해당 종속세력이 멸망하지 않고 명맥을 이어가면서 단지 부하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도 사용하는지 파악할 수가 없는데 혹시 확인해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시는지요? 만약 전자라면 아 저 사람은 저 단어를 그런 뜻으로 생각하는구나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겠습니다만 후자라면 솔직히 평가가 조금 하락할 것 같습니다.



by 슈타인호프 | 2010/12/16 15:17 | 한국고대(~668)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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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0/12/16 15: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야스페르츠 at 2010/12/16 15:42
윤내현 교수는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아서 저도 그분 말씀은 거의 신뢰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난하요수설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평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만반한 문제도, 난하요수설에 끼워맞추기 위해서 억지를 쓰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서...
Commented by 초록불 at 2010/12/16 15:53
결과를 내놓고 뜻을 왜곡한 것으로 잘 아는 사람이 일부러 사람을 속이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미니 at 2010/12/16 17:34
역시 네크론이 환국을 세웠다는게 맞는 말 같아요.
(속삭임)
Commented by 네리아리 at 2010/12/16 18:39
님 인류의 비밀을 이런 곳에서 밝히시면 MIB에서...(이하 후략)
Commented by moduru at 2010/12/16 18:40
환빠시절..
북한학자 리지린의 "고조선 연구"를 보며 "아 정말 탁견이구나" 라고 감탄했었습니다.
얼마 후, 남한학자 윤내현도 거의 리지린과 동일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의인이 있다니..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주장이 있지만, 고조선 난하중심설을 포함한 여러 주장의 논리적으로 집대성한 거는 리지린이고,
윤내현은 표절했다는 의심을 받을 정도의 아류입니다.

같은 논지를 펼치고 있다해도, 그리고 그 주장이 지금은 비판받을 지언정,
리지린은 탁월했지만(그게 60년대 저작이란걸 생각하면 정말로...)
윤내현은 쩝.
Commented by 누군가의친구 at 2010/12/16 19:39
학자는 양심으로 말해야 하지 끼워맞추기로 나가다가는 나치 독일의 어용학자들 밖에 되지 않지요..
Commented by 리리안 at 2010/12/16 20:21
저희 대학 도서관에 몇 안되는 한국어 책 중에 윤내현 교수의 고조선 연구(..였나?)가 있었지요. 그때는 뭣도 모르던 때라 읽고, 우왕 그랬었지만 지금은... 근데 하필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윤내현 교수 책이었을까요? 기부 받았나?
Commented by maat at 2010/12/16 21:29
음하하하 이쪽은 뭐 아는게 쥐뿔도 없으니..
그나저나 물만두님이 돌아가셨네요. ㅜ.ㅜ
Commented by hyjoon at 2010/12/16 22:49
윤선생 역사교실
새벽잠 안깨우는 것 빼면 좋은게 없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12/17 00:54
비공개//예 지금은 괜찮습니다^^;;

야스페르츠//설에 대한 문제는 저도 안 믿는데, 사용하는 어휘의 정의에 있어서는 공통된 관념을 가져야 하지 않나 싶어서 말이죠.

초록불//후자인 셈이네요.

미니//ㄷㄷㄷㄷ

네리아리//..........삐익!!

moduru//저희 교수님들도 그리 좋게는 평하지 않으셨죠.

누군가의친구//동감입니다.

리리안//아마 기증받지 않았을까요.

maat//으음;; 그분이 누구신지요...;; 전 잘 모르겠는데;;

hyjoon//그런 것도 했나요 저분이?
Commented by maat at 2010/12/17 18:19
알라딘에서 블로그 운영하시는 여자분인데 (음 나보다 약간 누나)
백혈병이시라 몸이 많이 안좋으신데 엄청난 독서량과 리뷰로 알려지신 분...
특히 미스터리 장르로만 2000리뷰를 작성하신...
지병이 갑작스리 악화디서 타계 하셨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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