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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키시마마루 폭침사건 - 꼭 비밀자료라도 찾아낸 것 같은 이 기사는 뭐야?(2)
'타이타닉호' 능가한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의 진실은?(TV리포트)

서프라이즈라는 헛소리 프로그램이 역사 관련 뻘소리 한 게 처음도 아니고, TV리포트라는 데가 의견이고 뭐고 없이 방송에 나온 이야기 그대로 카피해다 올리기만 하는 데라는 거 뻔히 알지만 확 짜증이 나네요.

일본 우키시마호 폭발사건의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일본 우키시마호 폭발사건의 자세한 내막이 공개됐다. '우키시마호' 폭발사건이 해양사고 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것으로 알려진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보다 더 큰 인명피해를 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키시마호 침몰사건의 피해자는 대부분 한국인이였으며, 1945년 해방 직후 일본에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한국인들이 다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키시마호, 일명 우키시마마루 폭침사건은 이미 한참 전부터 중요하게 이슈화된 사건 중 하나입니다. 제가 이 사건을 처음 들은 것만 해도 벌써 25년 전 소년지(아마도 어깨동무?) 기사를 통해서였고, 문제제기는 당연히 그보다 한참 전부터 이루어져 있었어요. 그리고 위 프로그램이 문제시하는 정황증거나 생존자 증언 등등은 이미 그때 다 나와 있었고, 지금도 검색엔진에 "우키시마마루" 한 단어만 쳐 넣으면 숱한 기사와 문건들이 줄줄이 튀어나옵니다. 당시 생존자들이 일본 법원에 재판을 건 것만 해도 무려 1992년의 일이죠. 일본 정부가 내세운 공식 승선인원 숫자보다 실제 탑승인원 수가 더 많았다는 것도 한참 전부터 나온 주장인데, 그게 만 명 이상까지 올라간 건 여기가 처음인 것 같긴 하네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 사건의 정확한 피해자 수 및 선박의 침몰 원인 등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 측의 공식 주장인 미군의 기뢰 때문에 침몰하여 조선인 3,725명 중 524명과 일본 해군 승무원 255명 중 25명이 사망하고 일부 실종자가 나왔다고 하는 최저선에서 서프라이즈의 주장처럼 수천 명이 넘는 한국인이 사망했음에 틀림없다는 주장도 있죠. 패전의 혼란으로 승선시 인원 통제나 승선자에 대한 정확한 명부 작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니 일본 정부가 공식 발표한 승선자 숫자 및 피해자 수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인데, 이는 일본측에서도 일부 인정하는 사항입니다. 저로서는 당시 상황을 알 수 없으니 그 규모가 도대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도저히 판단할 수가 없지만요.

사건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양측의 주장이 전혀 다르다고 해도 좋습니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한국측에서는 "일본군들이 승선한 한국인을 의도적으로 배 안에 가두었"다는 주장이 일부 있는데 반해 일본측에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대부분의 승무원과 승선자들을 갑판으로 불러낸 승무원들의 조치로" 사망자가 적었다고 할 정도니 말 다했지 말입니다.

일단 일본측은 "내부 폭발의 증거가 없고 바다 상태가 기뢰가 터졌을 때의 그것"이라는 정황상 근거를 내세워 이 사건이 미군이 투하한 자기기뢰에 의한 결과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지속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어 위키에 의하면 우키시마호 침몰 이후에만 따져도 대전중 부설된 미군 기뢰가 격침시킨 배가 38척38년간 139척이나 되며, 그중 우키시마호보다 큰 배만 따져도 5척에 피해자는 1,924명이라고 합니다. 정말 해자대가 소해대를 기반으로 시작된 것이 무리가 아니다 싶네요. 또한 미국 역시 우키시마호를 자기들이 부설한 기뢰가 격침시킨 배로 분류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키시마호 침몰사건에 대한 세세한 검증같은 것은 할 여유도 없고 능력도 없는지라 더이상 그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서프라이즈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이런 식으로 주장한 건지 아니면 TV리포트 기자가 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어도 수십 년 전부터 끈질기게 제기되던 의혹을 마치 자기네가 처음 내놓는 것처럼 "제기됐다" "공개됐다" 운운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극히 부정적으로 봅니다. 앞서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주장과 논거를 얼마나 개무시하면 저런 식의 표현을 쓸 수 있는지, 도저히 좋게 봐주기가 힘들군요. 한두 번 본 게 아니지만 볼 때마다 짜증 만땅입니다.

이놈의 서프라이즈가 요즘 소재가 떨어지니까 - 그나마 좀 괜찮은 대부분의 소재는 리더스 다이제스트 세계상식백과에서 베꼈지 - 별의별 헛소리를 다 하는 모양인데, 그냥 검증 불가능한 귀신이나 UFO이야기나 하기 바랍니다. 괜히 역사 가지고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말이죠. 더불어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기자나 작가가 처음 보는 이야기라도 그게 남들도 다 모르는 이야기인 것처럼 떠들지 말았으면 좋겠지 말입니다.


덧 : 더불어 기사 속에는 다른 오류도 있네요.

'우키시마호' 폭발사건이 해양사고 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것으로 알려진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보다 더 큰 인명피해를 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은 2206명의 승선인원 중 1503명이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실제 침몰사건 중 최대규모는 아닙니다. 1945년 1월 30일, 발트해에서 소련 해군 잠수함의 어뢰에 맞아 침몰한 "빌헬름 구스틀로프호"의 사망자가 사상 최대규모로 이 배에서는 9343명이 죽었습니다. 2월 10일에는 슈트이벤호가 침몰하여 4500여명이, 4월 16일에는 고야호가 침몰하여 6천여 명이 죽었습니다. 타이타닉의 고작 1503명 따위가 고개를 내밀 수준이 아니죠. 혹 전쟁중에 일어난 사건과 자연으로 인한 해난사고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지 않냐고 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그럼 우키시마마루 사건은 자연적인 해난사곤가요?

그리고 이 대목과 관련해서 결정적으로 웃기는 게 하나 있죠. 뭐냐고요?

그건 바로, 서프라이즈 스스로가 빌헬름 구스틀로프호 사건을 "사상 최대의 해난사고"라면서 같은 날(18일) 방영하겠다고 예고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어도 실제 방송된 것은 빌헬름 구스틀로프호 사건이 아닌 우키시마호 사건이었습니다. 뭐 그거야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니 제가 상관할 바 아닙니다만, 분명히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를 소재로 한 방송 내용을 준비했다는 사람들이 타이타닉을 가리켜 "최대의 해난사고"운운하면 이거 웃겨지는 거죠.

더불어, 참으로 황당한 보도가 하나 더 있더군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최대해양 사고 소개(투데이코리아)

이건 위에서 말씀드린 "예고"기사들 중 하납니다. 우키시마호가 아닌 빌헬름 구스틀로프호 사건의 방송을 예고한 기사예요. 그런데 여기서 웃긴 게 뭘까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망한 해양사고는 타이타닉호의 침몰인 아닌 바로 독일의 특별 수송선인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의 침몰 사건이라는 것.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는 타이타닉에 비해 무려 5배 많은 약 9만 여명이 사망한 침몰 사고로 알려져 있다.

졸지에 타이타닉의 사망자는 1만 8천 명이 되었습니다. 실제의 12배군요. (먼산)

저거 쓴 기자는 정말로 9만 명이 탑승할 수 있는 배가 있다고 생각을 한 걸까요? 차라리 인원수를 숫자로만 썼으면 그냥 오타려니 하고 넘어가겠습니다만 이건 뭔가 아니다 싶습니다. 그리고, 9343 명은 1503명의 5배가 아닙니다. 6.2배죠-_-



by 슈타인호프 | 2010/07/19 12:24 | 뉴스비판 | 트랙백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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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7/19 12:34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서프라이즈로군요
Commented by 까악이 at 2010/07/19 12:37
9만 곱하기 60kg으로 대충 계산을 해보면... 5,400톤 -_-;;;
당시에 무슨 기술로...
Commented by 네리아리 at 2010/07/19 12:43
이게다 '타이타닉'을 만든 제임스 카메론 때문입니다. 제임스 카메론을 까세요.(퍼억퍼억)
Commented at 2010/07/19 12:5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10/07/19 12:58
어쩐지 찜찜하다 했더니만 역시나였군요. TT
차라리 모스맨이나 UFO 같은 소재가 낫지. 이건 정말이지...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10/07/19 13:00
서프라이즈야 뭐 구라라이즈화된지 오래됐지요.
Commented by 액시움 at 2010/07/19 13:16
여러분은 지금 76km 함포를 탑재한 우주전함 윤영하함에 이어 승선 인원 9만 명을 자랑하는 성간항행수송선 빌헬름 구스틀로프호를 보고 계십니다.
Commented by sinis at 2010/07/20 17:02
승선 인원 9만 명이 아니라, 사망인원이 9만명...

그러면 승선 인원은 최소한 9만명 이상이라는 말이 됩니다...^^;;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0/07/19 13:55
mbc는 애먼 '환상의 짝꿍' 폐지하지 말고 혹세무민하는 프로 '서프라이즈'나 폐지하라!
Commented by 뚱띠이 at 2010/07/19 14:03
후우~~저 프로 처음에는 패널들도 많고 그렇더니 이제는 ....

그리고 해외-유럽이나 미국-관련된 에피에 들어가는 장면들 보면 상당수가 이미 만들엊빈 작품들에서 복사하기 붙여넣기한 거더군요...
Commented by 진성당거사 at 2010/07/19 14:36
서프라이즈는 이미 20년 전에 얘기가 다 끝난 아나스타샤 공주 = 안나 앤더슨 설을 버젓이 방송하는가 하면,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흑사병이 발발했다는 얘기도 하더군요. 어디서 주워들은 헛소리들인지 할 말이 없습니다. 도저히 그냥 봐줄 수 없어서 MBC 측에 전화를 해서 따졌더니, PD라는 사람의 답변은 '그런 부분은 외주제작사들이 만들어 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책임이 없다. 게다가 이건 문화교양프로가 아닌 오락, 예능프로 아니냐' 라더군요. 그 후로 포기했습니다.
Commented at 2010/07/19 14:5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체리캔디 at 2010/07/19 14:54
9만명은 좀 너무하네요;;; 예전에는 저런 프로그램 만들 때도 역사학과 교수님들한테 자문도 구하고 그랬다던데(예: 여자교황이 있었나 없었나?) 이젠 막나가는듯?;;

개인적으로 공부하다가 얼핏 보고 지나간 우키시마호 사건이 티비에 뜨다니, 감개가 무량하네요(?) ㅋ
Commented by 크핫군 at 2010/07/19 15:31
오늘도 이렇군요. [먼산]
Commented by 뇌광 at 2010/07/19 15:37
이미 옛날에 이야기 다 끝난 루이스 캐럴 = 잭 더 리퍼 설도 다룬 적 있나보더라고요.

...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7/19 16:52
Allenait//그러게 말입니다.

까악이//전함 야마토의 무장을 해제하면 다 태울 수 있겠군요.

네리아리//오오 그런 겁니까?

비공개//
1. 그러게 말입니다.
2. 근거가 있을 수 없는 문제죠.
3. 돌짐 운운도 거기서 시작한 건가요?
4. 흠, 그런 가설도 있군요.
5. 저도 차마 그 이야기는 못 하겠더군요.

존다리안//그저 어처구니가 없는 프로입니다.

위장효과//세계상식백과 없이는 XXX 인증.

액시움//거기서 발사하는 것은 1천5톤 짜리 현무3 미사일.

네비아찌//폐지하라!!

뚱띠이//한두번이 아닐 걸요.

진성당거사//대놓고 거짓말을 방송하겠다 이거군요.

비공개//옙, 알겠습니다.

체리캔디//그게 좋게 나오면 좋은데 말입니다;;;

크핫군//내일도 그렇겠죠(먼산)

뇌광//........
Commented at 2010/07/19 17:0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나르디엔 at 2010/07/19 17:38
확실히 서프라이즈 헛소리가 심하셔서 흥분한듯 싶으신데...
도중에 '고작 1503명 따위가' 는 좀 뭔가....
Commented by 을파소 at 2010/07/19 18:30
이글루스의 모 블로그를 봐도 방송을 봐도 서프라이즈라는 단어는 본래의 의미와 달리 굉장히 변질되고 있군요.(...)
Commented by 누군가의친구 at 2010/07/19 19:03
어느 서프라이즈든 그게 그겁니다...ㄱ-
Commented by 미연시의REAL at 2010/07/19 21:28
독일이라는 우리와 관여성 없는걸로 시청율 하락보다는.. 반일이라는 아직까지 한국사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적 감정적 분야를 노린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추가로 굳이 긍정적 방향으로 간다면 우리와 관계가 없는 쪽보다는 우리와 관여된 일을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잘 모르는 우리와 관련된 비극적인 해양사고를 다루기 위한 기획을 했던게 아닌가 합니다.
Commented by Red-Wolf at 2010/07/19 21:41
서프라이즈 제가 알기론 이제 10년 가까이 다되는 프로그램인데 이제 그정도 되고 소재도 떨어졌으면 알아서 물러나는게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닌지 모르겠군요
Commented by jeltz at 2010/07/19 22:21
9만명이면 소도시 하나가 그냥 물에 빠졌다는건데...

뭐 9천명도 엄청난 숫자긴 하지만요;
Commented by 정호찬 at 2010/07/20 00:08
김용만 나올 땐 떡밥 연구도 나름 하는 티가 나서 즐겁게 봤습니다만 이젠 뭐...... 얼마 전엔 미국의 진주만 공격 유도설도 나왔음.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7/20 00:58
비공개//문제는 "기자와 작가의 태도"인 겁니다.

나르디엔//이런 경우 죽은 자는 숫자에 불과한 거죠(쓴웃음).

을파소//오오(...)

누군가의친구//안 그런 서프라이즈도 있기를.

미연시의REAL//뭐 그럴 겁니다 아마.

Red-Wolf//동감입니다.

jeltz//그쵸;;;

정호찬//본 기억이 나네요. 포스팅도 했던가? 남침유도론은 안 나오던가요?
Commented by maat at 2010/07/20 16:58
써프라이즈여? 썰풀라우야?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7/20 17:45
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10/07/21 00:28
이건 뭐 '카더라 통신'을 언론에서 구현하고 있네요.
매체를 거칠수록 숫자가 눈덩이처럼... (버엉~)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7/21 00:35
뭐, 몰라서 그런 거라고 이해해야죠 어쩌겠습니까...다만 <이해 = 용서>는 절대 아니라는.
Commented by Cicero at 2010/07/21 01:35
관련해서 생각나는 사건이 있어서 트랙백좀 걸겠습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7/21 02:59
예,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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