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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첫날의 황당한 개성 함락.
애도 포스팅은 앞에서 했으니...이번 건 전사 이야기.

다들 아시다시피 전투가 시작된 것은 60년 전 오늘 새벽이었습니다. 개성 방면에서는 4시 45분부터 포격이 시작되었고, 전방에서는 북한군 1사단과 6사단의 공격을 받은 백선엽 대령의 국군 1사단이 치열하게 교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헌데, 개성시 자체는 9시 30분에 이미 북한군 6사단 15연대(단, 유독 경찰전사는 이를 14연대로 기록)의 손에 함락당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냐고요?



얘들이 기차 타고 들어왔습니다.


당시, 경의선 철로는 왕래가 두절되어 있었습니다. 해방 당시 38선을 경계로 북쪽을 차지한 소련군은 1945년 8월 24~26일에 걸쳐 남북을 연결하는 경의선, 경원선 및 토해선(경기 개풍군과 황해도 해주를 잇는 열차) 열차의 왕래를 모두 차단했습니다. 그 이후 철로는 방치되어 있었고 경의선 열차는 다니지 않았는데, 이것을 북한군이 국군 몰래 수리해 두었던 겁니다. 그리고 남침이 시작되자마자 병력을 잔뜩 태운 열차를 그대로 들이밀었고, 시내의 군경 병력이 죄다 전방으로 나가 있던 개성시는 어처구니없이 함락당하고 말았습니다. 시내에 남아있던 것은 철도경찰 등 경찰 일부 뿐이었거든요. 이들은 극소수의 생존자를 빼고 인민군과의 교전에서 전멸했고, 아직 전방에서 싸우던 중에 후방을 차단당한 1사단은 임진강 선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50년 당시 인민군의 개성 공격로
① 국군이 예상한 주 공격로
② 인민군의 실제 주 공격로
(사진출처 : http://gaeseong.lh.or.kr/intro/intro_img/map2.gif)


당시 한국군은 개성에 대한 공격은 송악산 줄기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만 생각했으므로, 이런 식의 우회 기습은 정말 아닌 밤중에 홍두깨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성 공략을 담당한 팔로군 출신의 방호산 소장은 국군의 예상대로 송악산 경유로 병력을 투입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쪽으로 내려온 것은 사단의 3개 예하 연대 중 13연대 하나뿐이었고, 예비연대를 빼놓은 나머지 1개 연대는 기차를 타고 서쪽으로 빙 돌아 개성역으로 바로 들어가버렸으니 말이죠. 이건 정말 말 그대로 "훼이크다 이 ㅄ들아!!"의 상환....-_;;;;

사실 이는 인민군 입장에서도 도박이었습니다. 만약 국군이 철로를 폭파하거나 대전차지뢰 하나라도 철로에 매설한다면 열차는 꼼짝 못 하고 탈선했을 것이고, 팔로군 출신의 정예 1개 연대가 그대로 전투에도 참가하지 못한 채 퇴장할지도 모를 판이었거든요. 하지만 국군은 "끊어진" 경의선 철도를 아예 이용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하여 경비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더구나 주전선으로 상정한 개성 북방의 송악산과도 멀리 떨어져 있으니 더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겁니다. 이 틈을 노린 6사단장 방호산의 도박이 그대로 성공한 거지요.

결국 이 사건에서 깨달을 수 있는 건...전쟁 중에는 얼핏 보아 무해하고 쓸모없는 것 같아 보이는 대상이라도 방심하면 안된다는 것 정도가 될 수 있겠군요. 적은 끊어진 철로를 타고 올 수도 있고, 화장실 배수구를 통해 들어올 수도 있는 겁니다. 길 가던 피난민이 수류탄을 던지고 튈 수도 있는 거고 말이죠.


참고자료 :

경찰전사(1945~2003) : 아~살아있다! 대한민국 경찰의 혼, 대한민국참전경찰유공자회, 월간조선, 2003
실록 한국전쟁, 페렌바크, 양서각, 1965
한국전쟁사 vol.2 - 북한 괴뢰군의 남침(1950.6.25~1950.7.31), 국방부 전사편찬위원회, 1968
한국현대사의 인물비사 재조명 vol.3 - 운명의 그 6일(1), 이경남, 새생활국민운동본부, 1999


(2010.6.26. 12:08) : 이 사건의 신빙성 여부에 대해서는 번동아제님의 이 포스팅을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한쪽 기록만 읽고 포스팅을 작성한 탓에, 사실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상태로 글을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by 슈타인호프 | 2010/06/25 12:08 | 한국현대(~20XX) | 트랙백(1) | 덧글(38)
트랙백 주소 : http://nestofpnix.egloos.com/tb/4419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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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잡글 모음소 at 2010/06/25 20:05

제목 : 6.25 초기전투 기록의 혼란상
6월 25일, 첫날의 황당한 개성 함락. 슈타인호프님 이글루에서 트랙백.(나 어째 계속 이 분 글에 트랙백 계속 걸게 되는 듯...;; 리플 중의 천지화랑님의 '국방부의 6.25 전쟁사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는 것을 보고, '음, 좀 더 찾아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6.25 전쟁의 각종 기록들은 공식기록들 사이에도 서로 말이 안맞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일단 6.25 전쟁사 하권의 4편 개성-문산 전투를......more

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6/25 12:09
...나름대로 기발한 방법이었군요(...)
Commented by Nine One at 2010/06/25 12:10
그것이 바로 전쟁이죠. 사소한 사항이 전체를 역전시킵니다.
Commented by 들꽃향기 at 2010/06/25 12:11
개인적으로 이 개성함락의 정황을 보면, 전쟁이 나기 이전에 상황이 여의치 않을거라고 생각해서 미리 개성의 유물을 서울로 옳겼다는 모 관장님의 선견지명이 상당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ㄷㄷ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0/06/25 12:17
아무래도 개성은 38선 코 밑에 있었으니까 걱정이 되셨겠지요. 정말 우리 역사에 그런 숨은 애국자분들 덕분에 오늘 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궤도운 at 2010/06/25 15:34
하지만 환도기, 유물을 모아놓은 곳에는 불이 나면서...;
Commented by 信念의鳥人 at 2010/06/26 07:53
철종의 어전인가는 발만남았다는군요(먼산)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6/25 12:12
Allenait//정말 뒤통수를 후려치는 작전이었습니다.

Nine One//늘 그렇지는 않습니다. 역전시킬 "수 있는" 것 뿐이고, 그걸 이용하는 게 능력이죠. 위 사례에서도 철도를 통한 기습을 하지 않았더라도 시간이 좀 더 걸릴 뿐 개성은 함락되었을 겁니다. 최종적인 결과는 다르지 않되 그 과정에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줄어들었을 뿐인 셈입니다.

들꽃향기//정녕 상찬받으실 일이라는.
Commented at 2010/06/25 12: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0/06/25 12: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0/06/25 12:18
지난 정부 때 경의선 다시 연결할 때 이 사례를 들면서 반대하는 분들도 많았었지요. 지 모 박사라던지.
그러고보니 '남침 땅굴이 서울 지하철 터널과 연결되어서 유사시 서울 전역에 북한군이 깔린다'라고 주장하는 모 단체와 그 지지자들도 있네요^^;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10/06/25 12:22
그러고보니 로마 상수도가 막힌게 벨리사리우스 장군이 '저기로 적들 쳐들어 오면 어떻게 하냐!!!! 막어!!!' 였죠.....
Commented by 萬古獨龍 at 2010/06/25 12:33
기발한 작전이었군요...
Commented by 계원필경 at 2010/06/25 12:33
한국전쟁판 '낫질 작전'이였군요...(자나깨나 뒷문 확인...)
Commented by 아일턴 at 2010/06/25 12:34
역시 전투는 누가누가 더 상대를 잘 기만하느냐에서 승패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ㅋ
Commented by 한단인 at 2010/06/25 12:45
기.. 기차!!!
Commented by 행인1 at 2010/06/25 12:58
하기사 철로를 몰래 복구하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기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올거란 생각을 하긴 어렵죠.(그것도 대낮에)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10/06/25 13:16
........훈장 받을만한 작전이로군요;;;
Commented at 2010/06/25 14: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마광팔 at 2010/06/25 14:10
땅굴도 파는데 뭐 저정도야 ㅎ
Commented by 천지화랑 at 2010/06/25 14:19
그런데 국방부 6.25전쟁사에는 이 이야기가 없군요 ㅋ~

뭐 이후엔 역으로 딘 소장 구하러 열차 몰고 돌파하기도 했으니까요 -ㅁ-;;
Commented by 누군가의친구 at 2010/06/25 14:26
이런 작전을 주도한 방호산은 토사구팽 된걸로 압니다. 전후에 국군 최악의 패전이던 현리전투 관련 저작물이던가 거기에 '김일성의 영도하에 승리했다.'는 내용이 없다고 휘하에 있던 부하를 처벌한거에 반발하니까, 그 걸 핑계로 대규모 숙청하면서 숙청한 걸로 압니다...
Commented by dol at 2010/06/25 14:55
모든 전쟁이 다 그렇지요. 콘스탄티노플도 쪽문이 안잠겨서 함락당했고. 그외 금융, 사업등 모든 것도 작은 틈이 시작이 되어서 결국

큰 참사가 됩니다.
Commented by ArchDuke at 2010/06/25 16:52
어익후;;;
Commented by ㄹㄴㅁ at 2010/06/25 18:14
이런 전례도 있는데 경의선을 다시 연결시키자는 놈들은 뭔지...
Commented by 00 at 2010/06/25 18:26
그리로 타고 내려오면 지뢰로 죽여버리려고.
Commented by 세까랑 at 2010/06/25 18:30
거....뭐라해야할지...... 일단 북한이 대단하다고 밖에 할말이;;; 오늘도 좋은 정보 얻고 갑니다아~

ㄹㄴㅁ/지금의 북한이 경의선타고 대규모 병력수송해 올 능력이 지금 있다면 성립하는 우려겠죠? 또 반대로 우리가 카운터먹일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요?
결정적으로 북한선로는 협궤던가? 여튼 우리랑 궤도폭이 달라서;;;
Commented by 스테펜울프 at 2010/06/25 19:08
'전선 X까, 난 기차위야'(BGM : I'm on a boat)
...죄송합니다.
Commented by 大望 at 2010/06/25 19:20
결국 전쟁도 깨진유리창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군요.^^
Commented by 안모군 at 2010/06/25 19:53
음... 저당시에는 군사분계선을 민간인이 야반도주로 넘을 수 있을 상황이고, 또 지금처럼 민통선과 3중철책 휴전선, 그리고 지뢰밭도 없던 그런 시절이었죠. 개성은 당시에도 38도선상에 붙어있어서 취약성이 지적되던 도시 중 하나였죠. 털릴만 한 상황이어서 털린거랄까요. 저 사건은 경계에 실패한 사례에 들기는 하겠지만, 사실상 몇 일이라도 지켜내면 대단한 그런 상황에 가까웠었습니다.

사람들이 도라산 역 가보고서 경의선 돌진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네요. 내부시설 배치도 같은건 기밀사항이고, 또 외관으로 쉽게 알 수 없는 요소지만, 시설적인 요건은 완비가 되어 있죠. 이건 공개적으로 말할 건 못되니 그런게 있다 정도만 알고 계셔도 됩니다. 선로 구조 자체가 돌진 자체를 불허하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도라산역은 기습공격으로 점거할 수 있을지 몰라도, 거기서 임진강 도하는 철교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기습공격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저쪽에 그게 적용되는지 모르지만(또 알아도 말 못하지만), 지금의 철도는 신호보안 설비가 잘 되어 있어서 옛날처럼 폐색 무시로 돌진하면 바로 상호간에 인식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병행하는 도로도 몇 중의 보안시설이 되어 있죠.

뭐, 사실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할 때 오히려 북한에서 상당한 우려를 했었고, 그래서 당시 협상때 경의선보다 동해선을 우선 연결하자는 식으로 나왔던건 상당히 유명합니다. 동해선은 오히려 우리쪽에 철도가 연결되어 있지 않고, 군사적으로 봤을때 과거 떠돌던 북한의 "부산돌격" 전략에도 유리했으며(하지만 동해에 항모전단이...), 정치적으로도 동해지구는 외지고 평양에서 멀어 파급효과가 적다는 이점이 있어서였죠. 경의선 쪽은 실제 북한 군부에서 우리측 보수주의자들이 떠들던 이야기를 똑같이 했었습니다. 축선 열어줬다가 쟤들이 밀고들어오면 어쩌냐고 말이죠.
Commented by deadline at 2010/06/25 20:10
잘 읽었습니다~. 트랙백 하나 걸겠습니다...;;
Commented by 나르디엔 at 2010/06/25 20:17
정말 말도안되는 기습어택이였군요...랄까 아무리 그래도 기차선로쪽에 보초정도는 세워두는 편이좋지않았었나...
그리고 그 노란색으로 가려놓은 '훼이크다~ 상환'< 이거 상황의 오타가 아닐련지...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6/25 22:32
비공개//근데 그게 우리한테 마이너스만 되는 거냐 하면 또 그게 아니라서요.

네비아찌//그건 사실이라면 꽤나 무서운 일이겠지만 어째 별로....;;;

아브공군//저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萬古獨龍//기발했죠.

계원필경//예상치 못한 루트를 뚫었다는데서...

아일턴//그게 확실히 크지 말입니다.

한단인//대박!!

행인1//어려운 일입니다;;

比良坂初音//하지만 주인공은 숙청 크리.

비공개//
1. 저도 정말 대단한 양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려 낙동강에서 사단 건제를 유지한 채 철수하는 데 성공한 유일한 양반 아닙니까.
2. 그 이야기는 저도 본 기억이 있네요.

마광팔//저 시절은 땅굴이 없었죠.

천지화랑//1968년판에는 나옵니다. 대전역 돌격사건이야...유명하죠;;

누군가의친구//근본적으로, 팔로군 출신 연안파였던 탓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dol//하긴 그렇습니다.

ArchDuke//그냥 뭐...

ㄹㄴㅁ//근데 역으로 생각할 수도 있죠.

00//끊을 궁리는 다 해놨겠죠?

세까랑//기가 찬 일이지 말입니다.

스테펜울프//괜찮습니다. ㅋㅋ

大望//뭐 세상 어디든.

안모군//의도적으로 길을 열면 닫을 궁리도 당연히 해두는 법이죠.

deadline//잘 보았습니다. 역시나 그 문제도 참 복잡하군요;;

나르디엔//저도 잘 안 보여서 오타가 난 줄도 몰랐군요(...)
Commented by shaind at 2010/06/25 23:27
이......이건 아르덴 숲을 통과한 독일 전차부대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창의력대장이군요.
Commented by 액시움 at 2010/06/25 23:42
의외의 허를 방비하는 것은 기회비용이 너무 많이 들게 마련이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6/26 12:09
shaind//뭐 그 정도까진....

액시움//맞는 말씀입니다. 확률의 문제에 따른 선택.
Commented by 번동아제 at 2010/06/26 16:05
항상 호프님 포스팅을 잘 읽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6사단의 개성역 돌입 사건을 사실로 간주하고 설명한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따져보면 애매한 구석이 있다는 뜻이지, 명시적으로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6/26 16:33
예, 알겠습니다. 하긴 저도 너무 극적이라...
Commented by 에드워디안 at 2010/11/05 10:00
토성~여현간 철로가 전쟁 발발에 앞서 이미 철거되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현역에서 실시된 남북간 교역에 트로리를 사용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보면, 설사 철거되었다 해도 완전히 철거되진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46년 10월까지 우편운송열차가 여현과 개성 사이를 부정기적으로나마 왕래한 것이나, 미소공동위원회의 미국 대표들이 탑승한 특별열차가 평양을 방문했다는 증언들을 감안하면, 적어도 46년말까진 선로가 온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어쩌면 전쟁 발발시까지 철거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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