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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중 벌어진 최악의 절도사건 - 철도경찰대 구리선 사건
1951년 6월 경, 재수복된 서울 시내의 전기사정을 살피기 위해 임시수도 부산에서 올라온 상공부 전기국장은 한 가지 신기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주인이 4번이나 바뀌었으니 시내가 폐허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고 사방에 벽돌조각과 잡초가 널려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인데, 신기하게 하늘이 너무 깨끗한 거예요.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면서 하늘을 살피던 배씨 성의 전기국장은 한참 후에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평소라면 서울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을 전선이 하나도 없는 겁니다. 일반 전선만이 아니라 전차선(감히 전차를!!!)까지도요. 이건 분명히 누가 일부러 걷어간 게 분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것들이 다 사라지고 없었다는 이야기.
(사진출처 : http://img.hani.co.kr/secTIon-image/05/news/0220sum_04.jpg)



소스라치게 놀란 국장이 온 서울 시내를 다니면서 점검하자 그렇게 전선이 걷힌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것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엄청난 양의 전선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국장이 부산으로 돌아가는 즉시 보고하자 당연히 상부에서는 난리가 났지요. 그런데 사실 전선이 도난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내무부 치안국에서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배 국장의 서울 방문과 거의 같은 때인 5월 27일에 화차 3량 분, 약 100톤의 전선이 서울을 빠져나가려다가 발견되었거든요.

후에 집계한 바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 걸쳐져 있던 전선의 50%, 전차선의 70%가 도난당했습니다. 그 총량은 5천 톤에 달했고 당시 시가로 100억 원에 달했다고 하네요. 이런 짓을 일개인이 할 수는 없다는 게 분명하므로, 검찰에서는 분명히 뒤가 든든한 놈이라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여기저기서 훔친 구리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했죠. 아무래도 일본과 가까운 최대 항구여서겠지만 대부분 부산에서 나왔습니다.
숨겨진 장물 뿐 아니라 이 구리를 인수해서 일본으로 밀수출하던 무역업자 일당들도 줄줄이 체포되었습니다. 이 수사의 영향으로 시장에서 구리가격이 톤당 1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33%나 폭락했다니, 그만큼 도둑질한 물량이 시장에 많았다는 이야기겠지요.

부산지검이 진두에 서서 수사를 한 결과 마침내 범인은 잡혔습니다. 그런데 그게 말입니다, 경찰이었습니다-_-;;;

범인인 이인강 총경은 철도경찰(철도시설 및 차량의 경비를 맡는 특수경찰. 지금은 없음) 소속의 서울 철도경찰대장으로, 서울 수복 후 얼마 되지 않은 3월달에 서울에 들어와 그 짓을 했던 겁니다. 서울 시내뿐 아니라 서울-인천간의 전선도 대량으로 잘라다 팔아먹었고요. 수사관들이 가택수색을 해 보니, 이 총경의 집에 있는 가재도구가 1억 원 어치는 족히 되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게 다 구리선 훔쳐 판 걸로 채워넣은 살림인데, 참고로 1951년 6월의 물가지수는 현재보다 600분의 1 이하(이때 부산에서 쌀 20立(되?)에 2만원이 좀 안 됐습니다)니까, 적게 줄여잡는다고 해도 현재 화폐가치로 근 500억원-_-;;;

전시에 이즘 도둑질을 해처먹었으면 총살해도 될 것 같은데 이게 군인이 아니라 그런지 사형은 면하고 징역 6년으로 끝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도둑질한 구리를 녹여서 목구멍에 부어주는 형이 좋을 것 같은데 아쉽군요. 그게 아니면 전신에 그 구리선을 두른 다음 전기를 통하게 한다거나...여러분 생각에 가장 적당한 형벌은?

참고자료 : 해방 20년사, 김종완, 희망출판사, 1965

by 슈타인호프 | 2009/07/27 22:47 | 한국현대(~20XX) | 트랙백 | 덧글(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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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arl at 2009/07/27 22:49
치안을 유지해야 할 당사자가 앞장서서 절도를 했다니.....(...)
Commented by StarSeeker at 2009/07/27 22:50
목구멍에 구리녹여서 붓는건 구리를 다시 못쓰게 되니깐 아깝고, 구리선으로 전류를 흘려 보내는데 한표.
Commented by 행인1 at 2009/07/27 22:51
암만 기강이 문란한 시기였다손 치더라도 총경이나 되는 사람이 절도에 가담해서 부정축재를 했다니...
Commented by 미친과학자 at 2009/07/27 22:52
그냥 그 구리선 그놈 위에 올려만 놔도 될듯.
Commented by 하늘이 at 2009/07/27 23:22
구리를 녹여 개작두를 만든 다음 참수형에 처하는 건 너무 복잡하려나요? 아니면 구리선으로 줄을 만들어 교수형이라던가...( ' ^')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7/28 14:20
구리로 채찍을 만들어서 죽을때 까지.....
Commented by 미친과학자 at 2009/07/28 14:50
Ya펭귄님 // ....웬지 오자서가 생각납....
Commented by 천지화랑 at 2009/07/27 22:52
근데 재산은 어떻게 되었죠?
Commented by 루치까 at 2009/07/27 22:53
스케일 한번 엄청나군요(...).
Commented by 엘레시엘 at 2009/07/27 22:54
구리가 그리 좋았다고 하니 녹인 구리속에 고이 파뭍어드렸으면 좋았을것을.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7/28 14:19
구리 질 떨어진다는.....
Commented by 을파소 at 2009/07/27 22:54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긴 격이라는 속담을 몸소 실천하였군요.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7/27 22:57
역시 혼란기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황당하군요.

참 희한한게 저 사람이 뜯어먹기 전까지 멀쩡했다는게 더 신기합니다.
Commented by asianote at 2009/07/27 22:58
호프님은 황당사고를 모으시는게 취미이신듯 합니다.
Commented by tore at 2009/07/27 22:59
구리광산으로 로동형....은 재미없겠네요.
Commented by jeltz at 2009/07/27 22:59
오, 오백억.....
Commented by 긴상 at 2009/07/27 23:00
그냥 구리 광산에만 보냈어도 충분했을텐데..
Commented by Alias at 2009/07/27 23:02
대한민국이 제3세계였다는 것을 잊을만하면 상기시켜 주는 포스팅에 감사드립니다....-_-;
Commented by 하늘이 at 2009/07/27 23:18
징역 6년이라... 너무 싸군요. 꼭 군인이 아니라서기보다는 요소요소에 기름칠을 잘 했을 가능성이...(난 역시 삐뚤어졌...)
하긴 반세기 뒤 대한민국에서도 수백억 탈세하신 재벌총수님하가 휠체어 몇번 타주시니 집행유예를 때려주시던 거 생각하면 뭐 유구한 전통이라 할 수 있을 듯. ( ' ^')
Commented by 마키아벨리 at 2009/07/27 23:20
아프리카 막장국가들이 생각나네요.ㅋ
Commented by 계원필경Mk-2™ at 2009/07/27 23:26
적은 혼노지에 있다라는 말이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군요...(+우리나라에도 철도경찰이 있었는 줄 몰랐네요 ㅎ)
Commented by Leia-Heron at 2009/07/27 23:42
삼시 세끼 구리를 먹여요
Commented by 드레드노트 at 2009/07/27 23:57
울 아버님께서 어리실 적 얘기 하시면서(50년대) 철도 레일 훔쳐가서 팔아먹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이렇게 대대적으로 도둑질한 얘기는 오늘 처음 보네-_-;;; 근데 총경이면 무궁화가 몇개더라...
Commented by 뚱띠이 at 2009/07/27 23:58
거기게 구리선을 감아서 스위치를.....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7/28 00:17
Karl//기가 막힌 일이죠.

StarSeeker//에이, 뭐 많이 들어가진 않을 겁니다.

행인1//그 시대가 그저 그렇죠 뭐.

미친과학자//오오 그거 좋은데 올려놓기가 힘들지 않겠습니까?

하늘이//흠흠 나쁘지 않겠군요.

천지화랑//보도문에는 그게 안 나오더군요.

루치까//제가 봐도 진짜 엄청나지 말입니다.

엘레시엘//그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을파소//철도경찰이니 물건 빼돌리기도 쉬웠고 말이죠.

Allenait//해먹어도 너무 해먹었다는 생각입니다.

asianote//뭐, 재미있으니까요 :)

tore//뭐 나쁘지는 않을 듯.

jeltz//대충 계산한 거라 정확하게는 5백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먼산)

긴상//국내에 영업하는 구리광산이 있기는 했지요.

Alias//뭘요, 부끄럽습니다(...)

하늘이//일개 경찰간부가 저만큼을 해먹었으니 확실히 아스트랄.

마키아벨리//뭐 50년대 한국은 아프리카보다 나을 게 없습니다.

계원필경Mk-2™//해방 이후에도 철도가 상당히 중요했으니까요. 공비가 습격하기도 하고...또 철도경찰이 유사시 예비전력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에도 철도경찰 병력이 먼저 파견되었었지요.

Leia-Heron//오오 치우입니까.

드레드노트//나도 잘 모르겠는걸.

뚱띠이//오오 그거 공포....
Commented by Matthias at 2009/07/28 00:24
총경 이마빡에는 말똥이 네게 박혔다는군요 (by 뇌없어 지식즐)
Commented by 언럭키즈 at 2009/07/28 00:46
현대에도 학교 교문 떼어간다거나 하는 일은 있었지만, 이건 스케일이 다르군요 스케일이..
Commented by 데프콘1 at 2009/07/28 02:25
보면 볼수록 미군이 남한 구해줬다는게 공감가네요. 남배트남 욕할게 아닙니다
Commented at 2009/07/28 03:1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kibbe at 2009/07/28 04:52
50년대에 500억이면 지금돈으로 얼마나 하는건지;;ㄷㄷㄷ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9/07/28 05:03
국민방위군 사건에 대한 유영익의 연구처럼 "요소요소에 미리 손을 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워커 장군 교통사고때 운전자 과실한 상대방 차량 운전자도 "총살" 시키라고 명령한 국가에서요(물론 미군쪽에서 뭐라 그래서 과실 처벌로 가볍게 넘어갔지만요)

ps: 한국전 당시 비정규전을 그린 "백호부대 유격전사"에 보면 "라디오 바꿔처기해서 훔쳐가기" 부터 "짚차 그대로 분해해서 팔아먹기"도 나오지요. 드럽게 반미스럽지만 나름 재미는 있는 일본 소설 "잘 있거라 전장이여"에 보면 무려 "비행기"까지 분해해서 팔아먹으려다 잡히는 도둑단 이야기가 주인공의 회상으로 나옵니다. OTL;;;
Commented by 운향목 at 2009/07/28 05:04
그냥 구리선 위에 가랑이를 걸쳐놓으면 알아서 두동강 날겁니다 (뭐가?)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9/07/28 07:48
구리선칭칭감고 전기보내기에 한표...지만 그렇게 해도 그 구리선역시 못쓰게될 가능성이 높은지라...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07/28 08:30
구리선으로 채찍을 만들어서 태형 집행하기~~~
Commented by dunkbear at 2009/07/28 09:15
구리가 아까운 X네요... 그냥 북한에 던져버렸으면 되었을텐데... ㅡ.ㅡ;;;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7/28 09:17
Matthias//음 그렇군요.

언럭키즈//그러게 말입니다.

데프콘1//정말 제3세계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비공개//저때의 철도경찰은 말 그대로 정식 경찰조직이라 지금의 철도공안과는 좀 성격이 다르죠.

Skibbe//51년 가격으로 1억입니다. 지금 돈으로 "대충" 500억 이상....

이준님//역시 그랬으려나요. 하긴 재산 몰수나 추징금에 대한 보도도 없는 걸 보면.
뭐...부산에 내린 군수물자가 일선으로 가는 도중에 10% 손실되면 아주 양호한 거였다고 하더군요--;;;

운향목//에이 그건 재미가.

위장효과//화학적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네비아찌//오오 그거 무섭....

dunkbear//"경찰"이니까, 공비한테 넘기는 게 좋겠군요 ㅎㅎ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07/28 09:31
개인적으로 사형제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사형은 안된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6년 징역은 정말 솜방망이 처벌이네요 -_-;;
Commented by Cicero at 2009/07/28 10:06
저때 휘어잡지 못한 공무원들의 기강이 오늘날 공무원 부페의 뿌리를...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09/07/28 10:13
총경이라는 사람이 앞장서서.... 그저 칭기즈칸 처럼 녹인 구리를 먹으라고 목에 부어주고 구리로 만든 집에 살게 하면 제일 알맞은 벌로 보여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7/28 10:30
소시민//한 30년 때렸으면 모르겠는데요.

Cicero//해처먹는게 당연하던 조선시대 이래의 구습이고, 이건 청백리를 너무 강조한 탓입니다. 관리는 청빈해야 한다고 봉급을 안 주니 이것들이 직무를 이용해서 해처먹지.

알렉세이//나쁘지 않군요.
Commented by 스카이호크 at 2009/07/28 11:12
에이, 형벌들이 너무 비쌉니다. 그냥 딸딸이 입에 물리고 죽기 직전까지 돌려주면 되는 것을(...)
Commented by 나아가는자 at 2009/07/28 11:34
절도 규모가 어마어마 하네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7/28 11:34
스카이호크//오오오.

나아가는자//지독하죠.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7/28 11:52
혼자서 원상복귀 하라면 되지요.
Commented by Nine One at 2009/07/28 12:52
뭘 저런 것 가지고선...

이승만 정권의 가장 최악의 삽질 "국방의용군 사건"에 비하면 저건 조족지혈입니다. 구리따위...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7/28 12:54
구리냐 쌀이냐...
Commented by 한뫼 at 2009/07/28 13:03
저 인간 혼자 구리선 뜯어내서 부산까지 가져다 팔아먹진 못했을 테니... 그놈들까지 싸그리 잡아들여서... 전선에 지뢰 탐지병으로 차출,
Commented by BigTrain at 2009/07/28 13:54
한국전쟁 때 에피소드는 참 볼 때마다 ㄷㄷㄷ -_-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7/28 15:24
대령중령소령은 찦차를팔고...

대위중위소위는 소총을팔고...

상사중사하사는 총알을팔고...

불쌍타 철도경찰 전선을팔고...


야이~ 야이~ 야이~ 야이~
Commented by 어릿광대 at 2009/07/28 15:28
전재산 압류는 기본옵션으로 가고 평생동안 감방에 갇히는데 좋을텐데 과연 그렇게 되었을지;;
Commented by 암호 at 2009/07/28 15:34
멍해집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7/28 16:42
rumic71//시간 내에 할 수 있을 리가 없으므로 기각.

Nine One//국민방위군 사건이겠죠. 그런데 국민방위군 사건에서 김윤근이 해처먹은 돈이 50억이니까 금전적으로만 따지면 이 구리선 사건이 두 배나 됩니다. 횡령과 절도라는 차이도 있고...하지만 국민방위군 사건은 돈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사람까지 떼거지로 잡았으니 그게 더 큰 사건인 건 맞습니다.

rumic71//둘 다 크죠.

한뫼//아마 인부 사거나 직위를 이용해서 사람들 징발해다 시켰을 듯.

BigTrain//후진국이니까요.

Ya펭귄//ㅋㅋㅋㅋ

어릿광대//안 한 것 같습니다.

암호//당연한 반응이지요.
Commented at 2009/07/29 06: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7/29 06:53
에이 위에서 나온 답임.
Commented at 2009/07/29 07: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7/29 08:27
뭐 이미 가고 없는 사람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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