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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 전의 한 에피소드를 보며


68년 전, 1941년 6월 22일은 2차 세계대전 동부전선의 전투가 시작된 날입니다. 이런 날을 그냥 넘길 뻔 하다니(...)

그런데 역사책에서 이날을 다룬 부분을 읽다 보면, 자동으로 눈길이 가던 어떤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6월 22일 새벽, 당시 독일과 소련의 국경이던 부그 강변의 코르덴에 걸려 있던 한 다리에서 독일 경비병이 반대편을 향해 고함을 질렀습니다. 의논할 것이 있으니 나와보라는 소리에 몸을 나타낸 소련 경비병들은 평소 농담도 하고 담배도 바꿔 피우곤 하던 "친구"들의 총탄에 순식간에 벌집이 되었다고 하죠.

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뭐....그냥 이런 겁니다. 몇 달, 몇 주일을 매일 강 건너편에서 얼굴 보고 살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담배도 나눠 피우고 하면서 친하게 지낸 상대를 서슴없이 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얼굴도 모르는 적도 아니고.

아마 그건 상대를 나와 같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을 때에나 가능할 거예요. 그 초소의 독일 병사들이 상대편 소련 병사들을 자기랑 같은 사람으로 보았다면 그러지는 못했겠죠? 동격의 사람이 아니라, 내가 우정을 잠시 "베풀어" 주는 비천한 존재라고 여겼으니 그것을 끝내는 것도 자신의 총알 한 발로 간단하게 끝낼 수 있었던게 아닐까....싶어요.

이상으로 독소전 발발 68주년 포스팅 끝! 자정 전에 했으니 됐음! 현지시간 따위 무시!!

by 슈타인호프 | 2009/06/22 23:51 | 한국현대(~20XX)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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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더카니지 at 2009/06/22 23:58
오오, 오늘이 독소전 개막일이었군요. 힛총통의 이 날의 실수 덕에 우리는 현재의 세계를 향유하게 됐으니 참 감회 깊은 날이군요.
Commented by 천지화랑 at 2009/06/22 23:59
뭐 어쩌면

1. 이 때 독일군 초소에는 공격부대들이 도착했다.
2. 공격부대 지휘관이 국경수비대원들에게 저 친구들 불러보라고 했다.
3. 암것도 모르는 수비대원들은 친구들을 불렀다.
4. 그리고 끔살.

이 아닐까 하고 변호해 주고 싶긴 합니다만. -ㅁ-;;
Commented by 추유호 at 2009/06/23 00:12
안면이 있는 사이를 고의로 불러내서 무자비하게 쏘다니 정황상 조금 진위가 의심스러운 이야기 같습니다. 옆에 백투더소스 배너도 있고 하니 출처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ommented by 瑞菜 at 2009/06/23 00:13
지금 이 상황을 봐서는, 가능해 보이며, 저라도 할 것 같습니다.
오오 신이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Commented by 파파라치 at 2009/06/23 00:14
1차 대전때는 병사들의 군기빠진(?) 행동에 열받은 고위 장교들이 일제 포격을 명함으로써 암묵적 휴전에 종말을 고했다고 하지요... ;;;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6/23 00:25
그런 점에 있어서는 6.25 이전부터 총질을 해댔던 '조선인민군'은 나름 상대를 존중한 것?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06/23 02:25
그건 양쪽 모두 '공평'하게 했던 일 아닌가요? [ㅎㅎ] ;;
Commented by Cicero at 2009/06/23 00:29
'알기쉬운 2차대전사'3권에 그 독일 병사이름이 나오는군요. "칼 만프레드 일병". 사건 발생시각은 새벽3시경.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6/23 00:35
더카니지//그러게 말입니다.

천지화랑//에이 공격부대는 초소에서 안 보이는 능선 너머에 있었겠지.

추유호//호비스트 판 "알기 쉬운 2차대전사"에서 본 이야기라 신빙성이 조금 떨어지긴 합니다. 마침 책이 없는데 밑에 Cicero님이 출처 달아주셨네요.

瑞菜//저 너머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파파라치//크리스마스 휴전이 유명하죠.

rumic71//그쵸. 아예 인간적 유대관계가 생길 상황을 차단(...)

Cicero//앗 감사감사.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6/23 01:19
아 저도 그 책에서 봤습니다. 사실 좀 의심이 가긴 하죠. 이리저리 정들고 했을 텐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6/23 02:45
애초에 "저 천한 이반 놈들! 심심하니 좀 놀아주지 뭐" 했다면 어렵지 않을 것도 같군요.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9/06/23 08:07
저 에피 자체는 타임-라이프 "제 2차 세계 대전"에도 나올 걸요. (잠깐...하도 이 모씨가 그 책 복사기 밀기를 해대서 거기에도 있다고 내가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06/23 09:31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사진은 컬러사진인지 흑백사진을 채색한 것인지 궁금해지는군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6/23 09:57
위장효과//타임라이프에도 나오는데, 거기서는 대신 친구 운운하는 언급이 없더군요.

소시민//당시 칼라필름이 존재하긴 했으니 진퉁이 아닐까 생각중입니다.
Commented by 迪倫 at 2009/06/23 11:40
문득 JSA 공동경비구역의 장면이 왜 겹쳐지는지...동부쪽 독일애들 중에는 야스콜카같은 식의 슬라브계 라스트 네임도 적지않던데...

이것 말고도 컬러사진은 독일군 선전용 기록사진에서 꽤 많이 봤습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6/23 11:47
독일은 그때 칼라로 영화도 찍고 사진도 찍고 많이 찍었죠. 일반에까지 대중화되지는 않은 듯 하지만. 비슷한 혈톤의 애들끼리 서로 죽이고 죽는 건 참 더 슬픈 일입니다.
Commented by scharnhorst at 2009/06/23 14:23
워낙 루스키를 사람으로 취급 안했던 게르만스키이니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6/23 15:57
역시 그런 걸까나요.
Commented by Skibbe at 2009/06/23 19:28
위에서 까라면 까야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6/23 22:05
뭐 그렇기는 합니다(...)
Commented by 전에 at 2009/06/23 22:49
어디서 그 장면을 다룬 사진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슈타인호프님 블로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폴란드 국경수비대원들이 멍때리고 있는 가운데 독일군들이 국경 바리케이트를 치우는 사진이었거든요...
쏴죽였다기 보다는 무장해제 뒤 포로로 처리....뭐 이런게 아니었을까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6/23 23:24
저도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http://nestofpnix.egloos.com/3887856). 작년 9월 1일이었죠.

그 폴란드 국경경비대원들은 아마 그냥 집에 갔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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