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이야기니 일단 과학 밸리로.



코모도왕도마뱀 독성 얼마나 강하면…물린 어부 사망

헤드라인을 어떤 양반이 달았는지 모르겠는데......기사 본문에 분명히

An Indonesia fisherman died from heavy bleeding after being attacked by Komodo dragons at Indonesia's Komodo National Park on Tuesday (March 24), in eastern Indonesia.
인도네시아 동부에 있는 '코모도 국립공원(Indonesia's Komodo National Park)'에서 24일(현지시간) 한 어부가 코모도 왕도마뱀들의 공격을 받아 과다 출혈로 숨졌다.

고 해놓고서 헤드라인은 "독성 얼마나 강하면"이라니.....정말 어이가 없군요 이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코모도드래곤, 또는 코모도 왕도마뱀에게는 독사가 가진 것과 같은 독이 없습니다. 코모도드래곤은 독을 분비하는 어떤 형태의 신체기관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독을 만들어내는 생물과 공생하는 것도 아니에요. 코모도드래곤에게 물린 상처가 썩어들어가는 건, 독 때문이 아니라 코모도드래곤의 입 속에 살고 있는 세균들 탓입니다. 양치질 따위 하지 않는 습성 때문에 코모도드래곤의 입 속에는 부패성 세균이 살고 있고, 코모도드래곤에게 물리면 즉사하지 않더라도 이 세균 때문에 패혈증에 걸려 죽게 되는 겁니다. 독은 뭔 개뿔-_-

The mouth of the dragon also contains virulent bacteria that can kill prey even in they survive the initial attack.
또한 코모도 왕도마뱀의 입 안에는 맹독성 박테리아가 있어, 도마뱀의 공격을 받고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독이 퍼져 죽을 수 있다.

그리고 기사 말미에는 이렇게 적어주는 센스. 저기 기자 양반, 입 안에 유독성 박테리아가 있다는 것과 독이 퍼지는 게 같은 개념인가요? 그리고, 그런 식이면 총을 가지고 다니는 인간은 유총동물인가?


기가 막혀서 다른 뉴스를 한번 확인해 봤습니다.

사람 잡는 코모도드래곤, '맹수'로 등극 - 야생 코모도드래곤, 강한 독으로 사람 공격해 사망(한국일보)

........이 기사도 독이랍니다.

한 번만 물어도 물소를 죽게 할 만큼 강력한 독성을 지닌 코모도드래곤은 안와르씨를 공격해 손, 몸, 다리, 목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부터 코모도드래곤이 코브라급의 맹독을?!
게다가 이 기사에서는

코모도드래곤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드물지만, 안와르씨가 첫 희생자는 아니다. 지난달 이 공원 경비원이 코모도드래곤의 공격을 받았다가 살아남았으며, 지난 2007년에는 8세 소년이 공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라는 문장으로 코모도드래곤이 사람을 습격하는 일이 근래에 갑자기 생긴 것처럼 보도하는 센스까지. 우와아아아-_-b


게다가, 이 기사에서 참고하라고 올려놓은 벨파스트 텔레그라프 기사에도 독 이야기는 안 보이지 말입니다. 뭐, 잘렸으면 그만이고.


하나 더 확인하고 싶어져서 중앙일보 뉴스(코모도왕도마뱀이 인도네시아 남성 살해)를 봤습니다.

그래도 여기서는 독 이야기는 안했더군요. 그래서 이쪽 기자는 상식이 있는 걸까, 아니면 지면이 모자랐을까...를 곰곰히 생각하다가 발견한 것이......

경찰과 목격자들은 인도네시아 동부지역에서 과일을 타던 남성이 코모도 왕도마뱀 2마리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라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