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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전쟁에 로마군? 이건 뭔 개소리야?
“페르시아戰서 최초로 화학무기 사용됐다”

잠시 뉴스에 접속해서 위 기사를 읽다가 황당한 뉴스를 또 하나 발견했습니다. 하도 황당해서 뉴스비평에 올릴까 하다가 역사적인 문제라 역사밸리로 보냅니다. 제 카테고리는 기자 까는 거라 뉴스 비웃기로 보냈지만 :)




페르시아 전쟁에 대한 앞부분은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로마군이라고요? 게다가 기사에 삽입된 그림은 이소스 전투를 그린 알렉산더 모자이크? 그리고 밑에서는 시리아에서 발견된 시체라고요?

그래서 보다 아래쪽 기사까지 확인을 해봤습니다.



.........화학무기? 구덩이에 유황과 역청을 붓고 불을 질러 질식시켰다는 편에 걸죠. 아니, 그보다는 깊이가 11m씩이나 되는 함정을 왜 파냐는 의문부터 제기하렵니다. 3m짜리 함정만 파도 사람 죽이는데 충분한데 11m짜리를 파는 건 노력의 낭비입니다. 하여간 저 뉴스의 원문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나우뉴스라는 곳이 워낙 깜짝뉴스 류를 많이 다루는 곳이라......그리고, 영문 뉴스를 찾았습니다. 데일리 메일 온라인입니다^^

여기를 누르시면 뉴스 원문으로 갑니다.

원문을 보기 귀찮으신 분을 위해 요약해서 설명드리자면, 일단 저 그림은 원문 기사에도 있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아무 설명이 없이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사 본문이 페르시아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당시대의 페르시아군에 대한 적절한 그림 자료가 없어서 대신 이수스 전투 때의 모습을 넣었다는 의미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럼 그림 설명은 족하겠고, 기사 내용을 하나하나 까발려 보겠습니다^_^

첫째, 일단 죽은 시체들은 로마군이 맞습니다. 그리고 페르시아군의 독가스 공격에 의해 죽은 것도 맞습니다. 문제는 나머지는 다 틀렸다는 겁니다-_-

일단 사건이 일어난 시점부터 틀렸습니다. 데일리 메일의 원문 기사에 의하면 이들은 약 1800년 전 서기 3세기에 오늘날의 시리아에 속한 유프라테스 강 유역에 있었던 Dura-Europos라는 전선도시의 수비대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서기 256년에 사산조 페르시아의 군대가 이 도시를 공격했고(이 전투에 대한 문헌기록은 없으나 1920~30년대에 걸친 발굴을 통한 고고학적 증거는 확보되었습니다), 성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밑으로 굴을 파고 들어왔습니다. 로마군도 이를 막기 위해 맞땅굴을 팠는데, 이들 중 하나에서 죽은 20명의 시체가 30년대에 발견되었던 거죠. 그리고 70년만에 확실한 사인이 밝혀진 겁니다.


* 공성전에서 성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땅굴을 파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보통 땅굴을 판다고 하면 성 안으로 침입하는 침입로를 뚫거나 폭약을 설치해서 성벽을 날려버리는 것만 생각하기 쉬운데, 화약이 발명되기 전에도 굴을 파서 성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성벽 밑에까지 이렇게 나무기둥을 받치면서 터널을 판 다음, 기둥에 불을 지르는 거죠. 그러면 폭약 없이도 성벽을 무너뜨리는 게 가능합니다. 이걸 막자면 해자를 깊이 파거나 암반층 위에 성을 쌓거나, 맞땅굴을 파는 수밖에 없는 거죠.



일단, 이 시체들은 가로세로의 폭이 2m가 안 되고 길이가 11m가 채 안 되는(깊이가 아닙니다-_-) 터널속에 쓰러져 죽어 있었습니다. 확실히 20명이 전투중에 정상적으로 쓰러져 죽기에는 좀 좁죠? 게다가 사인은 전원 질식사...결국 연구자들이 내린 결론은 페르시아군이 역청과 황을 태운 연기를 풀무를 써서 로마군 쪽 터널에 불어넣었다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순식간에 떼죽음을 시킬 수 있었다는 거죠. 그것도, 로마군이 땅 파는 소리를 듣고 페르시아군이 미리 준비를 갖춰놓고 기다리고 있었을 거라는 게 이 연구진의 주장입니다.
이 공방전에 대한 전혀 기록이 없는 이유는 결국 성이 함락되면서 수비하던 로마측 병사와 주민 전원이 학살 또는 추방되었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하네요. 페르시아는 이딴 거 기록 안 했고...결국 그후 도시는 재건되지 않고 영원히 잊혀졌습니다. 20세기에 발굴될 때까지......


자, 여기까지 보셨으면 나우뉴스 기자가 얼마나 기사를 소설로 지어냈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페르시아 전쟁? 니미럴 개뿔-_- 앞부분에 페르시아 전쟁 운운하는 부분이나 안 지어냈으면 적어도 거짓말은 안 됐지, 자기 딴에는 독자의 이해를 돕는답시고 기사 원문에 페르시아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있으니 들은 풍월은 있어서 페르시아 전쟁인 줄 알았나 보고 검색해서 개요 올린 모양인데 니마 즐쳐드셈 되겠습니다. 로마군이 페르시아 전쟁에 참가했다는 이야기도 있던가?


덧 : 기사 본문에 나온 "그리스군이 로마군에게 처음 화학무기를 썼다는 기록이 있다"는 내용 역시 오류지만 그나마 이건 원 기사도 저지르고 있는 오류입니다. 진짜 최초의 화학무기 사용 기록은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의 것으로, 기원전 428년에 스파르타군이 적진에 송진과 유황을 태운 연기를 흘려보낸 사례입니다. 그리스군이 로마군에게 쓴 것보다 훨씬 먼저죠.
그리고 본 기사에서는 이 나우뉴스 기사와 달리 이 발굴 증거가 그리스군의 그것보다 앞선다는 소리는 아예 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그게 당연한 것이,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한 것은 이때로부터 거의 450년 전-_-;; 그런데 이 기자는 페르시아 전쟁 때 사건으로 이 사건을 끌어올렸으니, 당연히 기록이 갱신된다고 쓸 수밖에 없었겠죠. 니미럴 옘병.

하여간 연구팀의 그리스 운운은, 우리 역사로 비유하자면 "주몽이 활을 잘 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번에 태조왕의 활을 발견했다"정도입니다. 주몽보다 오래된 해모수의 활을 발견했다든가 따위가 아니란 말이죠 :P

by 슈타인호프 | 2009/01/17 01:06 | 뉴스비판 | 트랙백 | 덧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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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ore at 2009/01/17 01:12
저 기자분을 위해서 소설집을 발간해 줍시ㄷ....(이쯤에서 그만)
Commented by 천지화랑 at 2009/01/17 01:16
교과서의 오류 완결 내시면 역시 기사의 오류 내심이;;;;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1/17 01:36
tore//(.....)

천지화랑//안 팔릴 것 같습니다(먼산)
Commented by 을파소 at 2009/01/17 01:37
차라리 로마군을 주인공으로 타임슬립물을 쓰는 편이 낫겠군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1/17 01:45
정말이지 어이가 가출하더군요.
Commented by 월광토끼 at 2009/01/17 01:53
야하, 이건 정말 완전히 그야말로
'X도 모르는 주제에 떠벌리는' 꼴이네요 정말 -_-
정보가 넘쳐난다는 인터넷 시대에 기자들은 자기 글 검증도 안한답디까?
Commented by 더카니지 at 2009/01/17 01:59
와, 간만에 나오는 기사 발로 쓰는 기자로군요 ㅡㅡ 번역기가 의심됩니다.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9/01/17 03:24
중간까지 읽고는

'설마 사산조 페르시아는 아니겠지..'

...과연 설마가 사람잡는군요.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1/17 04:09
기자들이 내공이 없다보니 오해덩어리 기사를 쓰게 되네요.
Commented by kkkclan at 2009/01/17 04:55
그러므로 영어 집중교육을!!... 뭔지 참... 해석도 못할 거 뭐하러 이렇게 옮기는지?
마감이 무섭긴 무섭네요.
Commented at 2009/01/17 07: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1/17 07:50
월광토끼//안하나봐요. 정말 쇼크.....

더카니지//적어도 번역기는 없는 말을 만들어 넣지는 않습니다. 번역기보다 더 나쁜....

한단인//태그를 안 보고 클릭하셨군요 ㅎㅎㅎ

새벽안개//내공을 따지기가 부끄러운 문제입니다.

kkkclan//저거 번역한 양반 토익은 몇 점일까요?

비공개//헉, 감사합니다. 싸이를 워낙 안 들어가다보니 누가 거기서 보고 챙겨줄 거라고는 생각도...OTL
Commented by Alias at 2009/01/17 10:02
ㅋㅋ... 저도 글 하나 올렸슴다... 과학쪽도 무성의한 건 만만찮지요...
Commented by 배길수 at 2009/01/17 10:15
로마군이 사상최초로 얻어맞은 건 솔라시스템(...)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9/01/17 10:32
이런 건 우리끼리 까지 말고 그 기자한테 메일보내야 할 듯.

"넌 공부도 안하냐?"=>이런 식으로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09/01/17 11:59
조속히 기자 인증제를 실시하야겠습니다. 인증 시험 문제 출제 위원장은 호프님으로...^^;
Commented by 졸라맨K at 2009/01/17 12:12
이러니 기자들이 이상한 글써서 사람 x신 만드는거 순식간에 일어나곤 하죠... 당한사람은 정말로 x신되고. 신문이나 언론은 님하죄송 하고 사과문 싣고 끝.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01/17 13:38
이거 잘못하다간 사파비조에 있었던 일이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에 있던일로 둔갑될 수도 있겠군요 -_- 역시 펜의 힘은 위대합니다.

펜 하나로 시공간을 초월할수 있으니 말입니다(...)
Commented by shaind at 2009/01/17 15:12
사파비 왕조 뿐이겠습니까, 팔래비 왕조도 안 될건 없죠. (도망간다)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9/01/17 15:14
shaind//팔레비조 때부턴 이란을 국명으로 사용했으니 기자들도 쉽게 낚이진 않을겁니다(...)
Commented by dunkbear at 2009/01/17 14:19
땅굴하니까 북한 남침땅굴 정도 되는줄 알았나 보네요... 깊이 11m... ㅡ.ㅡ;;;
Commented by 장갑묘 at 2009/01/17 14:56
큭큭, 이런 너무 웃겨서 포복절도했습니다.
기사로서는 0점 감이지만 개그물로는 100점 만점에 99점은 줄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관한 건 세계사 시간에 약식으로나마 다루었죠.
요즘은 학교에서 세계사 선택 과목이라 더 이상 다룰 일이 없겠습니다만.
Commented by shaind at 2009/01/17 15:05
그나저나 공성전에서 땅굴에 맞땅굴을 파고, 상대편 땅굴에 유황연기 등을 불어넣는 방법은 영화 "알라트리스테"의 브레다 요새 공방전 부분에서도 나온 그 방법이군요. 참 오래 사용된 방법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하리 at 2009/01/17 19:08
중국에도 땅굴 전술을 자주 사용했는데 산이 없다보니... 저멀리 지평선 너머에서부터 파들어갔다는 얘기가 있지요. 아무튼 상상초월.

그리고 Mith-buster에서 한번 나왔던건데 신기하게도 큰북으로 땅굴파는소리를 잡아내더군요. 가능하다로 결론남.
Commented by 계원필경 at 2009/01/17 20:05
사산조 페르시아와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를 구별하지 못한 사람들이 바로 (여러 숫자의) 기자이죠...
Commented by 뚱띠이 at 2009/01/17 21:09
그 페르시아가 그 페르시아 아닌데....


진짜 답이 없군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1/18 02:49
Alias//크으, 잘 봤습니다. 좀 많이 허탈하더군요.

배길수//솔라시스템!!!

위장효과//아 귀찮아요 ㅋㅋ

행인1//오오 응시료 1회당 10만원!!

졸라맨K//그러게 말입니다. 저런 거 볼 때마다 무지 짜증나요.

소시민//정말 무섭습니다. 이런 기자가 세상에....

shaind//덜덜'''

dunkbear//땅굴도 아니고, 함정용 구덩이를 말한 것 같습니다.

장갑묘//선생님들도 스파르타와 아테네가 싸운 거 이상 알고 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shaind//고전적인만큼 효과적이란 이야기겠지요^^

하리//삼국지에서는 아예 강 아래로 굴을 파기도 하잖습니까?

계원필경//기대하면 나쁜놈일 듯 합니다.

뚱띠이//정말 답이 없.....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1/18 11:17
이래서 사람은 늘 배워야 되는 거겠지요-_-;;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1/18 12:21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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