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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고양이 이야기, 저도 일단 정리합니다.
거문도 길고양이, 관련 마지막 포스팅입니다.를 통한 정리글입니다. 자그니님도 이제 끝내기를 원하시고, 저도 이젠 정말 다른 거 할 형편이 아니고 해서 자그니님 말씀에 대한 몇 가지 코멘트만 하고 이만 마무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 야생 동물의 처리에 있어서, 몇가지 국제적인 규칙이 존재합니다. 동물들에게 최소한의 보호를 제공할 것, 죽음에 있어 괴롭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 단순한 도살만이 필요하다면, 포획할 필요도 없지요. 그냥 약이 묻은 먹이를 먹게하고, 쓰레기장에 독약이 든 음식을 배포하면 됩니다. 부작용은 있겠지만, 확실히 도살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왜 사용하지 않을까요?
- 거문도 주민들은 고양이를 직접 죽이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정탄다는 거죠. 어촌에서 이런 믿음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어제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잠깐 검색한 바로는, 주민들은 자체적으로도 고양이를 퇴치할 수단을 강구해오고 있었습니다. 요즘 보도에는 나오지 않던데, 2003년도 한국일보 보도에서 고양이 피해를 견디다 못해 직접 고양이를 잡는 주민들에 대한 기사가 있더군요. 주로 장어잡이 통발을 덫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쥐약을 사용해서 몇 번 효과를 보긴 했는데, 약이 떨어져서 더 사려고 했더니 독극물이라고 팔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공기총의 사용은 잔인하다고 해서 채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그니님 말씀대로 "직접" 죽이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겠지요.

하지마 저는 이와는 별개로 약물 사용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단순한생각님도 리플에서 말씀하셨지만 2차적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 미국에서도 1950년대에 프레리독(개쥐)을 독살하기 위해 비행기로 독먹이를 뿌렸다가 개쥐뿐만 아니라 여우, 코요테, 독수리, 까마귀, 족제비 등의 다른 동물들까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독살된 개쥐의 시체를 먹고 죽은 거죠. 물론 거문도에는 저렇게 고양이의 시체를 먹고 죽을 청소동물도 많지 않습니다만, 생태계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은 상존합니다.

그럼 자그니님이 제기하신 세 가지 의문에 대해서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써보겠습니다.


1. 왜 이 문제가 지금 이슈가 되었는가?
말씀하신대로, 이번 포획은 예전대로라면 그렇게 관심을 끌 일이 아니었습니다. 인지도가 낮아서 그렇지, 거문도 고양이에 대한 언론보도 자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거든요. 저도 어제 검색해보고서야 안 것이지만, 지역언론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꽤 잦은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위에도 인용했지만 이미 2003년 보도에서 "3년 전에 400마리 넘게 잡았는데" 벌써 고양이 때문에 큰일이라는 보도가 있더군요.
또한 거문도 외 지역, 육지의 국립공원이나 유기동물 보호소 등에서의 포획 후 안락사 처분도 계속되고 있으나 별 이슈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 왜 하필 이번 거문도에서의 포획이 문제가 되었을까요?

제 생각으로는, 두 가지 요인의 복합적인 결과입니다. 먼저 중앙방송에서 거문도 고양이를 지극히 부정적으로 묘사한 점이 고양이 예뻐하시는 분들의 눈에다 불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예쁜 고양이 사진을 통한 이미지 플레이가 기름을 부었지요. 그 결과 거문도 고양이 문제가 두드러지게 부각된 것이지, 애초에 거문도 고양이가 덕유산 고양이나 대전 고양이에 비해 주목받을 어떤 것도 없었습니다. 동물보호단체의 반응도 별 차이가 없었고요. 실제 전파를 타지 않은 덕유산국립공원에서 실시하는 길고양이 포획사업에 대해서는 이글루스 안 그 누구도 관심을 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떠들지 않았다면, 그리고 애묘블로거들이 예쁜 길고양이 사진을 이용한 이미지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면 이글루스 안에서라도 거문도 고양이 문제가 관심을 끌 수 있었을지, 저는 지극히 회의적입니다.


2. 왜 거문도 여행기에 고양이가 나타나지 않는가?
그 여행기를 남기신 분들이 고양이를 보러 간 게 아니기 때문이겠죠. 별 관심이 없는 물건은 원래 잘 안 보이는 법이지 않나요? 거문도 고양이가 문제라는 보도를 본 후에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보러 간 분들은 "정말 많긴 많더라"고 쓰고 있는 걸 보면 맞는 것 같습니다.


3. 살처분 혹은 중성화에 소요되는 비용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이 문제에 있어서는 국비지원 이외에 답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근본을 따지자면 거문도 주민들이 잘못한 거지만 이제 와서 그걸 따진들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까요. 단순한 주민불편이라면 또 모르지만 국립공원 관리 문제가 얽힌 이상 국고로 지원하는 편이 낫습니다.
중성화를 위한 모금 및 섬의 관광자원화는 분명히 이상적으로 들리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세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째, 후원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애묘 인구는 분명히 꽤 많으나 이분들이 자기가 키우는, 혹은 자기 동네에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제외한 타 지역의 고양이를 위해 얼마나 성의를 표시하실지에 대해서 전 확신을 가질 수가 없군요. 지금도 포획된 유기고양이의 입양이나 중성화비용 제공 등이 충분하지 않은데, 거문도를 위한 후원이 쉽게 이루어질까요.

둘째, 고양이의 관광자원화를 통한 소득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본업인 농어업을 능가하는 수입원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고경원님이 고양이의 천국이라고 묘사하셨던 다시로지마의 경우에도 고양이로 인해 주민들이 얻는 실질적인 수입은 별로 없는 것 같던데요? 인구가 적은 탓이기도 하겠지만 다시로지마에는 가게라고는 잡화점 2개(마을이 2개니까 마을당 하나)와 자판기 몇 대가 있을 뿐입니다. 금융기관도 따로 없어서 간이우체국 하나만 있고, 식당도 없어서 방문자가 직접 식재료를 준비해서 해먹거나 민박집(7개소라는군요)에 의뢰해야 한다고 합니다.

표 출처 : 다시로지마 관광안내 이용정보사이트. http://www.city.ishinomaki.lg.jp/syougaku/manga/user.jsp.
번역은 인조이재팬을 이용했음.


고양이가 관광자원으로서 다시로지마 주민들에게 충분한 수입원이 된다면, 아무리 상주인구가 적다고 해도 방문객이 식재료를 직접 준비해가야 할 정도로 기반시설이 미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임간학교도 있고 학생들이 캠핑이나 여행 수요가 꽤 있다고는 하지만, 노는 땅에 야영장을 만들거나 집 지어서 오는 이들에게 빌려주는 부업 정도의 수준, 그것도 주민 일부만 해당되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그 섬에서는 그냥 오래 전부터 고양이와 같이 살아왔으니까 자연스럽게 같이 사는 거지, 굳이 물질적인 이득이나 그런 걸 노려서 고양이와 같이 사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군요.

그리고 셋째, 고양이의 중성화와 관광자원화는 필연적으로 일정 수 이상의 고양이 개체군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결점을 갖습니다. 왜냐 하면 여기에서 거문도 생태계 복구라는 거시적인 목적은 완전히 폐기해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이미 이야기가 많이 되었지만, 포식동물로서 고양이의 존재는 생태계에서는 재앙같은 상황입니다. 거문도를 고양이 관광을 중심으로 한 섬으로 바꾼다는 것은 관광객들의 볼거리를 위해 고양이를 보호, 증식시킨다는 결과로 필연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거문도의 자연 생태계는 모두 고양이 뱃속으로 들어가야 할까요?
그렇게 되어 자연에서 꿩이나 비둘기가 모두 멸종해도 고양이는 까딱없습니다. 마을에서 쓰레기를 뒤지고 물고기를 훔치고, 관광객들의 선물을 받아 살 수 있으니까요. 물론 쥐는 절대 멸종하지 않을 테니 쥐도 잡아먹겠지요.


결국 택할 수 있는 대안은 최대한의 살처분과 사육고양이에 대한 중성화라고 보는 점에서 제 의견 역시 변함이 없습니다. 가능하면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서 거문도에 고양이 포획 전담인원을 상주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포획활동을 실시하는 것이 고양이 수 조절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포획수에 따른 상여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이 경우 주민들이 잡은 고양이에 대해서도 포상금이 지급되어야 할 겁니다.

"안락사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야기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가 요구하는 것처럼 "동물의 복지"를 생각해서 완전한 마취를 실시하고 그 후에 약물이나 기타 수단을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연구시설이나 동물보호소에서 흔히 하듯이 강한 주사로 한방에 끝낼 것인가의 문제거든요. 전자는 당연히 후자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듭니다. 결국 가치 부여의 문제지요. 또한 포획 방법에 따른 비용의 차이도 발생합니다. 고양이 포획에 총기나 사냥개를 투입한다면, 안락사 과정이 무의미해지니까요.


저도 더 이상 별로 할 말은 없습니다. 이제까지 했던 이야기로도 제 의견을 밝히기에는 충분했다고 보고, 제가 지금 그런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을 형편도 아니고 해서요. 그동안 기분 나쁜 의견일 수도 있는데 응원하는 리플 달아주신 많은 분들과 좋은 토론 해 주신 자그니님께 감사드립니다.
by 슈타인호프 | 2008/10/31 12:57 | 자연사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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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kpil at 2008/10/31 13:04
고양이가 많다고 해서 ... 고양이 천국이라고 이름붙여놓고 .. 그걸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건 .. 운하파서 배띄우고, 그걸 관광자원화 하여 소득증대시키겠다... 보다 100000000000000000000 배는 더 황당한 얘기로군요.
- 제가 사는 곳도 무슨 생태공원 어쩌구 하는 곳과 인접한 곳인데, 거기 관광오는 사람 본 게 ... 처음에 open 했을 때 외에는 ... 한달에 한두번이나 보면 많이 보는 정도 ?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10/31 14:10
네, 고양이 보러 가겠다고 거문도까지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정말 주민들이 만족할만한 수입을 관광객이 안겨줄 수 있다면, 다른 곳에 자신들이 고양이공원을 따로 만드는 편을 추천합니다.
Commented by 아텐보로 at 2008/10/31 15:18
포상금으로 잡아들인다면 현재 일당직 하루임금이 7만원(소개비 포함)이니 3만원이 제일 좋겠군요.
그이상 해도 좋겠지만 관청에 그런돈이 많이 있을리 없으니....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8/10/31 16:33
포상금이라... 박정희 시절의 쥐잡기 운동과 같은 수준으로 되는 건가요..? / 고양이 꼬리만 있어도 포상금 인정..?? ㅎ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10/31 20:15
아텐보로//전에 영양군에서 마리당 5천원 했던 거 생각하면 3만원은 좀 많이 비싸죠. 1~2만원 정도가 적당할 것 같은데요.

organizer//쥐보다는 머릿수가 작으니, 그냥 통채로 들고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사체도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고요.
Commented by band at 2008/11/01 00:09
쥐약은 고양이들이 학습으로 피해버리고(쥐약먹고 죽는 고양이들은 대개 노쇠하거나 경쟁에 밀려 자기스스로 먹이를 잡아먹기 힘든녀석들입니다.) 공기총은 쏴보시면 알갰지만 제대로 못맞추면 맞은체로 온산을 포효(??)하다가 죽습니다...간단하개 말해 창자로 줄넘기하며 뒷산을 뛰어다니거나 뇌수팍팍 흘리거나 한쪽눈이 튀어나온체로 고통을 몸부림치다가 민가근처에서 죽죠...

거문도주민들이 저런예기 했다는것은 그양반들도 해볼만큼은 해봤다는 예기지요......(근대 난 언제나 뒷북일까나...)

포상금준다고 해봤자 육지의 고양이탕업소등지에서 잘라온 꼬리내밀고 착복해갈 사람이 많다는대에 1표...

안락사라..........약물주입자체(주사침을 맞는자체)가 동물에게는 스트레스이고 고양이의 고통이 사람에게 안보여질뿐이지 고양이가 받는 스트레스 자체는 상당합니다. 사람의 자기만족(조용히 죽어간다는 점만 생각할 뿐이죠...데드멘워킹의 숀펜눈동자를 고양이에게서 그리도 보고싶나봅니다...그럼 아카데미 동물조연상이야..다큐멘터리상감이야..?)만 생각해서 안락사를 택한다면....차라리 숙련된 도부사나 잘듣는 정&망치를 권하갰습니다.......뭐 그래봤자 비위생적인...피튀기는...이라고 뭐라 할뿐이갰습니다만.......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11/01 00:29
그러니 고양이를 통채로 들고온 경우에만 줘야죠, 주더라도.

공기총보다는 아예 엽총을 동원하는 건 어떠려나요. 정말 잡으려고 작정을 한다면 전담반 편성해서 말 그대로 산을 휩쓸고 다니면서 잡아야 하지 않을지. 덫도 피하고 약도 피하면 결국 총질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band at 2008/11/01 10:39
통체로 들어온 경우도 고양이 남아도는곳은 많으니까 탕제용으로 못쓰는 고양이써도 뱃삮이랑 술값은 충분히 나올수 있습니다. 전문업자보다는 거문도 출입하는 사람들의 용돈벌이용으로 유용하개 쓰일것 같고요......

엽총이야......총성문제..화약냄새로 사냥 초기에나 효과있을뿐 고양이들을 다른지역으로 더 빨리 퍼트려버릴수 있습니다. 완전 산고양이 화될 수도 있고......한방에 보내는건 좋은대 제대로 맞으면 일단 형체는 사라질거니....이것역시 반대가 심하갰죠.... 현제로서는 2가지..덪과 쥐잡이 끈끈이풀(저도 몰랐는대 의외로 효과좋더군요..생포용으로요..)의 혼용쪽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제천시랑 자매결연 해야한다....가 최선이갰습니다만...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11/01 12:04
크, 그런 문제가 또 생기는군요. 하여간 골치아픈 문제입니다.
Commented by 【天指花郞】 at 2008/11/01 11:36
아이고 수병들. ㅠ.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11/01 12:04
뭐 수병들이 동원되지는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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