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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길고양이 문제, 어떻게 봐야할까?에서 트랙백.
애완동물 밸리에서 시작된 논제지만, 이번 글의 성격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생태학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과학 밸리로 보냅니다. 똑같은 글을 두 개 작성해서 두 개의 밸리에 하나씩 올리는 방법도 있지만(얼마 전에 그렇게 하는 분이 있더군요) 별로 그러고 싶진 않고(댓글이 꼬입니다 - -;;) 해서 그냥 과학 밸리에만 올리기로 했습니다. 원글에 트랙백이 있으니 보실 분은 거기로 들어오시겠죠. 고양이들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 고양이들이 조류를 잡아먹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몇몇 사람들에게 관찰된 것과 언론의 보도는 대부분 고양이가 인간이 버린 쓰레기-등에 기생해서 살아가는 것을 확인했다.(꿩은 애시당초 거문도에 주둔했던 영국군이 풀어놓은 것이니, 잠시 예외로 하자.) 고립된 섬 지역의 상태계를 고양이와 쥐, 돼지, 염소 등 이입동물이 망쳐놓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태평양과 대서양의 많은 섬에서 고양이의 포식활동으로 토착 새들이 멸종했습니다. 그 예는 제가 일일이 들기 힘들 정도로 많아요. 고양이가 포식자로서 한층 더 고약한 점은 사육주로부터 먹이를 충분히 공급받아 배가 고프지 않아도 사냥을 한다는 점입니다. 고양이 풀어서 키우시는 분들은 가끔 경험한 적이 있으신 걸로 아는데요? 자기가 잡은 쥐나 새를 자랑스럽게 물고 와서 주인 발밑에 놓고 갸르릉거리는 일 말입니다. 그게 먹으려고 잡는 걸까요. 실제 이런 문제 때문에 거문도 뿐 아니라 육지 지역의 국립공원에서도 공원내의 고양이 구제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고양이의 생활환경이 그닥 좋다고도 여겨지지 않는다. 5년전 500마리 넘게 죽었던 고양이가 현재는 약 800마리. 5년전 800마리가 존재하고 그 중 300마리가 살아남았다면, 두배로 번식하는데 5년이나 걸린 셈이다. 그보다 존재하는 숫자가 적었다면, 예를 들어 100마리 이하만 살아남았다면, 근친교배의 문제로 현재처럼 번식하기 힘들다. 현재 존재하는 800마리보다 5년전에는 더 많았다는 가설은 기각. 고양이는 사육시 보통 20년 정도 삽니다. 그리고 1년에 2~3회 새끼를 낳을 수 있으며, 한번에 4~6마리의 새끼를 낳습니다. 평균해서 암코양이 한 마리가 1년에 두 번 번식하고 한번에 5마리씩 새끼를 낳는다고만 해도 1년이면 10마리를 낳습니다. 만약 모든 새끼가 중도에 죽지 않고 성장한다고 할 경우 전체 고양이의 수는 6배로 늘게 됩니다. 불과 3년이면 원래의 2마리 대신 512마리의 고양이가 어슬렁거릴 수 있다는 이야기죠. 물론 위와 같은 상황은 극단적인 가정에 불과합니다. "대구의 알이 모두 부화한다면 3년 안에 바다는 대구로 가득 찰 것이다(대구는 한번에 5백만 개의 알을 낳습니다)"와 같은 수준의 논법이죠. 실제 환경에서는 먹이 사정이나 질병, 사고, 다른 동물이나 다른 고양이와의 다툼 등으로 인해 그만큼 늘어나지는 않는 것이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게다가 야생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사육고양이보다 수명도 짧아질 거고요. 하지만, 적당한 양의 먹이만 찾을 수 있다면 300마리의 고양이가 5년 만에 800마리로 늘어나는 것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또한, 개건 고양이건 근친교배의 문제는 애호가들의 취향을 위해 과도하게 근친교배를 시행한 순종들의 경우에 심각하게 나타납니다. 거문도 들고양이는 잡종이죠? 게다가 근친교배는 유전적인 문제이므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적어도 몇 세대가 지난 다음에야 표현형질로 발현되며, 5년이라는 시간은 거문도의 고양이 개체군 사이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져 근친교배의 폐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5년 전에 살아 있던 고양이가 300마리라고 할 경우, 150마리의 암코양이가 매년 2마리의 새끼만 키워내는데 성공하고 그 새끼들은 더 이상 번식하지 않았다고 해도 1500마리의 고양이가 늘어납니다. 실제로 그렇게 되지는 않았으니 지금 거문도에 그만한 수의 고양이가 없겠지만요. 먹이터의 설치와 중성화수술은 분명 좋은 대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대해서 저는 이쪽을 지지하는 분들께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비용에 대한 이야기는 자그니님도 고민할 문제라고 하셨으니 빼도록 하지요. - 먹이터가 거문도의 "모든" 고양이를 끌어들일 수 있을까? 고양이들은 세력권을 설정하는 습관이 있는데, 결국 먹이터 주변에 세력권을 가진 고양이들만이 먹이터를 독차지하고 이들만이 중성화수술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닐까? - 불임수술을 받지 않은 "일부" 고양이의 계속적인 번식은 어떻게 해야 할까? - "일부" 고양이가 계속 번식해서 새끼를 낳는다면, 중성화수술을 받은 고양이가 자연사하더라도 그 자리는 새로운 새끼고양이에 의해 곧바로 다시 채워지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중성화수술사업을 하더라도 고양이의 숫자는 증가세가 둔화될 뿐 현재의 선 이상에서 장기적으로 계속 유지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문제는 사실 어떤 지역에서든 제기될 수 있습니다. 대전시나 서울시의 경우에도, 현재 그 지역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은 분명 더 이상 새끼를 낳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 경우 발정기 소음과 같은 문제는 확실히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해당고양이가 자연사하면 주변지역의 수술받지 않은 야생고양이가 그 구역을 차지할 것이고, 문제는 다시 시작됩니다. 고로 중성화사업 역시 몇 년간 시행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전국의 야생고양이를 모조리 붙잡아 불임시술을 하고 더 이상 야생고양이가 생기지 않도록 사육주가 철저히 관리하지 않는 한, 야생고양이는 계속해 생겨나고 살아가게 됩니다. 단기간의 불임시술을 통한 처치는 고양이로 인한 불편을 다소 줄일 수 있을 뿐이지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래도 위와 같은 문제에서 확실하게 긍정적인 답, "완전한 근절은 불가능하지만, 중성화로도 고양이 숫자를 의미가 있을 만큼 충분히 줄일 수 있다"는 답이 나올 수 있다면 중성화사업도 그럭저럭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요. 비용문제만 해결된다면 말입니다. 비용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살처분 비용과 중성화 비용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저는 약간 회의적입니다. 지난 10월 중순의 살처분에서 공원관리공단은 280만원으로 이틀에 걸쳐 25마리를 잡았고 마리당 11.2만원을 소비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단순한 숫자의 맹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포획효율. 공단측이 놓은 덫은 50개로, 포획 성공율은 50%였습니다. 그러나 덫은 1회용이 아니며, 너무 짧은 포획기간으로 인해 잡을 수 있는 고양이도 놓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보다 충분한 시간을 들이거나 고양이를 더 잘 끌어들일 수 있는 것으로 미끼를 바꾼다면(이번에는 생선을 사용했습니다. 개다래나무 같은 걸 쓴다면 확실히 효율이 올라갈겁니다) 포획효율은 당연히 올라갑니다. 둘째, 공통비용. 고양이를 몇 마리를 잡든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있습니다. 육지에서 거문도로 포획장비를 수송하는 비용, 현지에서 포획장비를 관리할 요원의 인건비, 포획이 끝난 후 다시 장비를 육지로 수송하는 비용 등은 같은 기간 동안 몇 마리의 고양이를 잡든 동일하게 소요됩니다. 따라서 첫 번째 문제인 포획효율의 문제에 따라 이 문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셋째, 처리비용. 언론 보도를 참고하면 이번 포획에서 잡은 25마리의 고양이 사체는 "전문처리업체"에 의해 처리되었습니다. 전문처리업체에 맡겼다는 것은 화장했다는 의미로 추측되는데, 인터넷에서 검색한 바에 의하면 현재 애완동물 화장에 드는 비용은 5만원 내외인 듯 하더군요. 하지만 비용절감을 원한다면 굳이 화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거문도 현지에서 매몰처리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 경우 처리비용은 화장에 비해 거의 제로나 다름없는 수준까지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현행법상 애완동물의 시체는 쓰레기봉투에 넣어 폐기할 수 있으며, 방역 등의 긴급한 필요가 있을시에는 매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해수구제 차원에서 고양이를 포획한다면 매몰처분이 불법으로 간주될 것 같지는 않군요. 물론 고양이 아끼시는 분들 눈에는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지독하게 잔인해 보이실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제 시각에서는 고양이에만 주목하지 않도록 하자니 이런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네요. 반론은 환영합니다만 답글을 바로바로 달아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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