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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정말 판타지로구만.

‘신기전’ 추석 향해 쏜다


이미 지난 5월 제6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신기전’은 1448년 조선 세종 집권기를 배경으로 세종이 극비리에 개발한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화포 ‘신기전’의 완성을 저지하려는 명나라 10만 대군과 조선의 사수단이 펼치는 치열한 대결을 그린 팩션 스펙터클. 우리 역사 속에 실재했던 ‘신기전’을 소재로 조선과 명의 숨막히는 대결은 물론 신기전 개발에 뛰어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엮어 국내외 영화계의 비상한 관심을 얻었다.

........"팩션"이라고 아예 못을 박아둔 건 좋은데 말이야.

정말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이 신기전일까?

뭐, 좋아. 그건 넘어가자고. 로켓의 성능 여하나 구조 등에 따라 이론의 여지가 좀 있으니까 이건 걍 넘어가겠는데....

명나라 10만 대군과 조선의 사수단이 펼치는 치열한 대결이라고!?!?!

이따위 설정을 집어넣은 걸 보면 개연성이란 단어를 개가 연날리는 성질 정도로 이해하는 모양이다.

신기전이 뭔가? 기본적으로 신기전은 밑에 화통을 단 화살이다. 화살의 추진력을 화약이 제공할 뿐, 요새 쓰는 로켓탄처럼 폭발하거나 하진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신기전"은 사실 신기전이 아니다.


이건 "신기전"이 아니라 "신기전기", 즉 "신기전을 쏘는 틀"이다.


신기전은 발사기가 아니라 화살이며, 크기에 따라 소-중-대신기전, 그리고 대신기전과 비슷한 크기의 산화(불을 흩뿌리는) 신기전이 있다. 대신기전의 경우 폭발하는 탄두가 있었다고 하나 이는 발사틀을 사용하지 않으며, 위 그림과 같은 일반적 인식의 "신기전"에서 발사하는 신기전은 중신기전과 소신기전이다. 그리고 이는, 중국에서도 만들던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걸 부수려고 10만 대군을 보냈다고?!?!

설정을 어떤 인간이 짰는지 모르지만, 당시 역사적 사실관계에 대해서 콩알만큼도 모르는 인간이거나 아니면 정말정말 생각이 없다. 당시 명나라는 조선에 있어 최고 우방이었다. 그런 명나라가 대군을 보내 조선의 무기개발을 방해해? 명나라가 조선을 어느 정도 경계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히 사실이다. 조선은 명나라의 금지명령에도 불구하고 여진족들과의 사대관계를 계속하고 있었고, 이것 때문에 명나라는 조선이 여진족들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시켜 요동을 탈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의심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10만 대군을 보낸다고?

미쳤냐?

이건 바로 명나라와 조선의 전쟁이다. 10만이나 되는 군대를 상대국 안으로 들여보내겠다는건 전쟁이고, 이건 다른 표현이 필요없는거다. 이게 얼마나 황당한지는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면 되겠다. 자, 지금부터 우리나라가 랩터급 전투기나 사정거리 1만 km급 미사일을 개발한다고 치자. 아니 핵을 개발한다고 치자. 그러면 한국이 그 핵무기와 미사일을 가지고 자기 세력권을 공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미국이 곧바로 항모전대를 휘몰아 한국을 침공할까? 저 영화상의 설정에서 명나라 10만 대군 운운은 그것과 똑같은 논리다.

판타지를 만들고 싶었다면 판타지스럽게 해도 충분하다. 왜 명나라가 10만 대군 씩이나 동원해야 하는데? 그냥 특공대를 보내라. 신기전 개발에 관여한 장인 몇 명 암살하고 제조공장에 불을 질러 작업 방해하는데는 10만 대군도 필요없고, 고수 10명이면 족하다. 10명으로 비주얼이 좀 부족하면 예비 포함해서 100명쯤 동원하면 충분히 그림도 나오고 좋겠네. 미군도 그러잖아? 에어포스 원 시작 장면도 그렇다. 미국은 라덱을 체포하기 위해서 특전대 한 팀을 보냈지 카자흐스탄과 전면전을 하지 않았다.

혹시 자객이 암수 쓰는 건 일본 닌자가 연상되서 못 하나? 설마 그런 건 아니겠지.-_-


헐리우드하고 경쟁하겠다고 규모 키우는 건 뭐라 안 하겠는데, 제발 좀 그 노력을 엉뚱한 데 쏟지 말았으면 좋겠다. 개연성 없는 스토리는 결국 삽질만 추가할 뿐이지 뭐가 되나?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스케일만 늘리면, 결국 삽만 커질 뿐이다. 그 큰 삽으로 삽질해서, 운하 팔 건가?

화면상의 재미만 있으면 되지 역사적 사실 따위는 관심없다고 하면 차라리 역사를 배경으로 깔지 말고 100% 판타지를 써라. 역사 아는 사람이 보면 분통이 터지다 못해 온 집안이 하얗게 될 지경이다.

by 슈타인호프 | 2008/07/25 15:25 | 영화잡담 | 트랙백 | 핑백(1) | 덧글(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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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슈타인호프의 홀로 꿈꾸는 둥지.. at 2008/08/09 16:03

... 으로 회귀. 두 번째 보는 거라면 몰라도, 처음 보는 건 그냥 1배속으로 봐야겠네요. 2. 어제 극장 갔을 때 전단 몇 장 들고 와서 읽어보니 신기전 그거, 기사 보고 생각했던 것만큼 설정이 개막장은 아니더군요. 명나라 10만 대군은 조선으로 쳐들어오는 게 아니라 압록강 건너 국경에서 침공하겠다고 위협만 하는 거였고, 실제로 개발을 방해하 ... more

Commented by 소하 at 2008/07/25 15:32
저분들께서는 우리 역사니 하는것은 신경 쓰지 않으십니다. 관객수를 신경쓰지요.
Commented by 르-미르 at 2008/07/25 15:38
영화관에서 트레일러 나올때마다 온 몸을 주체하지 못하겠더라고요 -_-
Commented by IEATTA at 2008/07/25 15:41
쪽수는 많아야 되는 법이라고 생각하지요.
Commented by Ya펭귄 at 2008/07/25 15:41
명나라 애들의 헤어스타일이 사진같았던가 의문... 저건 청나라 스타일 아니었던가요....
Commented by lesis at 2008/07/25 16:01
저딴 식으로 개연성을 밥 말아 먹으면 관객도 외면한다는 걸 모르나봅니다...;; 애초부터 그럴듯 함이란 걸 고려하지 않고서 픽션, 팩션을 말한다는 것이 우습군요.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8/07/25 16:11
그냥 판타지 영화 한편 나오는 셈 쳐야겠군요.
Commented by 그람 at 2008/07/25 16:31
주몽에서 대군의 군량보급마차가 식권표 실은 수레 두대로 표현하니 엑스트라 100명은 곧 사극에서 10만명으로 표현하는게 작가의 기본 상식.

역사 영화가 제발 쪽발차길 바라는 이 우울한 마음이란...
Commented by 아르핀 at 2008/07/25 17:22
적절한 비유인듯.
Commented by 아르핀 at 2008/07/25 17:25
제작 인원과 비용이 늘어나면 무언가 간지나보이니까요. -_-;;
개인적으로 영화 홍보 찌라시(..)에 인쇄되어 있는 문구 중 제일 싫어하는 게 '제작 비용 몇 억!', '할리우드급 ~' 뭐 이렇습니다.
에휴...

그런데 위의 Ya펭귄님 말마따나 명나라 애들 헤어스타일은 저게 아닐텐데...
Commented by 무설탕 at 2008/07/25 18:25
역사와는 담 쌓은 저조차도 부끄러워지네요. 아...
정재영씨 엄청 좋아하는데. 왜 그러셨을까 싶네요. 아....
팩션은 엄청 사실같아야 팩션이라고 하는 게 아니었던가..
Commented by 뚱띠이 at 2008/07/25 18:38
아예 신경도 안쓰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대마계촌GG at 2008/07/25 18:52
이렇게 충실하고 재미있고 흥미롭고 지적인 블로그를 찾기가 쉽지 않죠
Commented by 곤충 at 2008/07/25 19:11
뭐... 조선군은 사슬갑옷도 방패도 안 쓰는 무림고수집단이잖습니까?
Commented by 나가다. at 2008/07/25 19:23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면 되겠다. 자, 지금부터 우리나라가 랩터급 전투기나 사정거리 1만 km급 미사일을 개발한다고 치자. 아니 핵을 개발한다고 치자. 그러면 한국이 그 핵무기와 미사일을 가지고 자기 세력권을 공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미국이 곧바로 항모전대를 휘몰아 한국을 침공할까? 저 영화상의 설정에서 명나라 10만 대군 운운은 그것과 똑같은 논리다.
// 왠지 미국이라면 저런 쇼를 보여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박통 시절에 카터라면 말입니다..
하긴 그때에도 김재규 한방에 끝내긴 했죠....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8/07/25 19:37
진짜 충무로 한번 확 다 망해버려야 한다니까요. "한국영화 안보기 운동"이라도 벌려야 할까요.
Commented by 을파소 at 2008/07/25 20:24
신기전이 MLRS인줄 아는 모양입니다.
Commented by 데스땡 at 2008/07/25 20:35
10만 자객이 들어오는게 아닐까요? 소리소문없이 말이지요!!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07/25 20:42
이래서 스크린쿼터 반대-_-;;;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7/25 21:01
정신이 아주 많이 멍해집니다. 이러니 한국 영화가 위기인거죠.-_-;;
Commented by minz at 2008/07/25 21:34
리얼리티나 완성도가 문제가 아니라 흥행성이 중요한 거 아닌가요?
영화도 비지니스로 보는 이상, 개연성/작품성은 필요없어요.
오로지 관객을 얼마나 동원하는가가 중요하고
많이 본 영화가 좋은 것일 뿐이죠.

그렇지? 그런거지?
Commented by ghistory at 2008/07/25 22:58
조선은 명 태조가 유훈을 내려 공격하지 말라고 분부한 15개국에 들어갔지요.
Commented by 정호찬 at 2008/07/26 00:01
아 젠장할 강악마 같으니. 문광부 장관 자리 한번 해볼라고 발악을 하는구나.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07/26 00:09
소하//관객수는 정녕 나와줄까요?

르-미르//오오 트레일러를 이미 보셨군요;;

IEATTA//ㄱ렇다 해도 10만 대군에서 어이 상실입니다.

Ya펭귄//중국인 머리 하면 하나밖에 모르는 거죠.

lesis//알면 저랬겠습니까...-__

길 잃은 어린양//그래야지요 뭐.

그람//오오 곱하기 천 배 신공!

아르핀//그 간지를 제대로 존 부려줬으면 좋겠습니다.

무설탕//사실을 조금 고치는 정도도 아니고...정녕 개구라입니다.

뚱띠이//저도 그래야 할까 봅니다.

대마계촌GG//과찬이십니다(...) 감사합니다.

곤충//드라마마다 워낙 다르니 말이죠.

나가다//카터라도 침공보다는 정치적/경제적 압박부터 가하겠죠.

네비아찌//그냥 제가 안 보고 말렵니다...

을파소//아무래도 그런가봐요. 한번 쏘면 3천명쯤 죽는 줄 아는 듯...

데스땡//오오 10만 무림고수!! 무섭군요!!

Ladenijoa//난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이런 영화는 좀---;;;

행인1 //에이 설마요. 아직 진짜 위기가 안 오니 저런 영화를 찍고 있는 거겠지요.

minz//그렇게나 될는지 의문입니다.

ghistory//오 그렇군요. 나머지 14개국이 궁금해집니다^^;;

정호찬//유씨에게만 줄 수 없다는 거겠지요 ㅋㅋ
Commented by ghistory at 2008/07/27 03:36
그건 잘 기억이 안 나네요. 한 번 알아볼까 합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07/27 13:20
저도 한번 시간 나는대로 찾아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한뫼 at 2008/07/26 00:10
돈이 아깝지 말입니다. 저짓하느니 차라리 은행에 예금하는게 수익성이 높을 겁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07/26 00:20
뭐 나름 돈 벌겠다니....그리고 저 덕에 돈 버는 사람들도 있기는 있지 말입니다.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8/07/26 08:38
어째 OCN에서 티져나올때부터 영 불안했는데 이건 뭐...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07/26 13:02
한국 영화/드라마계에서 "사극"이라는 존재는 판타지의 동의어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8/07/26 13:12
.........그게 그런 병신 영화였습니까;;; 신기전 신기전 하길래 무슨 유충렬전, 박씨부인전 이런건줄 알았습니다(먼 눈)
설마 그 신기전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Commented by 티안무 at 2008/07/26 13:35
저게 비밀병기면 수백년전 송나라는 초고대 하이테크 문명이라고 가지고 있었나 보군요.
Commented by highseek at 2008/07/26 13:48
요새는 사극판타지가 인기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07/26 14:01
比良坂初音//신기전이 세계 최고의 로켓병기 운운하는 줄은 알았습니다만, 명나라 10만 대군 이야기는 어제 아침가지 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티안무//그런거죠.

highseek//차라리 여인천하식 궁정싸움이 더 나아보여요.
Commented at 2008/07/26 21:4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07/26 23:54
인간 참 말종이군요-_-;;
Commented at 2022/06/23 12: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22/06/24 19:30
인터넷에서 적당히 긁은 사진입니다. 14년 전 일이라 출처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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