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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by jiinny
고래에 대한 뉴스 하나(하나 추가합니다).
어째 요즘 포스팅 작성할 때 뉴스보도가 주요 기준이 되네요^^;

19세기 포탄작살 맞고 120년 산 고래 포획

지난 5월에 알래스카 해안에서 북극고래(Bowhead whale) 한 마리를 잡았는데, 이놈을 해체하다 보니 목 부위에 해당하는 살 속에서 1890년경에 제조된 포탄작살의 파편이 나왔다는군요. 즉, 이 고래는 19세기에 작살을 맞고도 살아났다가 두 세기 후에(두 세기 후 맞죠?^^) 다시 잡힌 겁니다.

위 사건에 대한 다른 언론의 기사 :
뉴욕타임즈

USA 투데이


이 뉴스를 보자니 백경에 나오는 에피소드 중 하나가 가장 먼저 생각났습니다. 혹시 안 읽으셨거나 잊어버리셨거나 가물가물하신 분들을 위해 그 장면을 간략히 묘사하자면....

주인공 이슈멜이 탄 피쿼드 호가 항해하던 중에 바다에서 "융프라우 호"라는 이름의 독일 포경선을 만납니다. 이 배는 출항 이후 단 한 마리의 고래도 잡지 못 하는 바람에 기름을 하나도 얻지 못했고, 자기들 배에서 등잔에 넣을 기름마저도 없어 어둠 속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처지에 빠져 있었죠. 그래서 이 독일인 선장은 백경에 대해 묻는 에이허브 선장의 질문 같은 건 대충 씹어버리고 서툰 영어로 자기 할 말만 합니다. 한 마디로 줄이면 "기름좀 주셈"(...)
하여튼 불쌍하니까 고래기름 한 통을 주는데, 이 독일 선장이 자기 배로 돌아가려는 참에 두 배의 망지기들이 동시에 고래떼를 하나 발견해요. 당장 두 배가 보트를 내려 추격을 하는데, 이미 바다 위에 떠 있던 독일 선장의 보트가 당연히 최고 선두입니다. 문제는 이 독일놈들이 뒤에 처진 피쿼드 호의 보트들을 놀려댔다는 거죠. "이 고래는 우리 꺼센. 니마 즐~~^_^ㅗ"하고 말입니다. 돈덩어리인 고래를 나눠가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고래 임자는 무조건 작살 꽂은 사람이 되는 거거든요. 게다가 놀려댄 도구가 바로 기름통. 뒤에서 쫓아오는 피쿼드 혼 선원들에게 대고 기름통을 흔들어 대다가 뒤에다 대고 집어던지기까지 합니다. 왜 기름통이 문제가 되냐고요? 이 기름통, 바로 5분 전에 피쿼드 호 선원들, 그것도 1등 항해사가 직접 채워 준 기름통입니다. 화가 안 날 수가 없죠(...) 그래서 열받은 피쿼드 선원들이 3배로 가속(?) 무리에서 가장 큰 고래를 먼저 잡아버립니다. 그리고 이 멍청이 독일인 선장은 질주하는 피쿼드 호의 보트와 자기 보트가 충돌하는 바람에 바다에 처박혀버렸고요.
그런데, 피쿼드 호 선원들이 잡은 고래(무지 늙은 숫놈이었습니다)를 해체하다 보니 몸 속에서 작살이 두 개 나옵니다. 하나는 철제 작살이었지만 하나는 무려 돌로 된 날을 달고 있었죠. 그런데 선원들이 신기해하는 가운데 갑자기 고래 시체가 가라앉기 시작해 피쿼드 호는 헛수고를 한 셈이 되어버리죠.

저 작살 파편 뉴스를 보니 저 대목이 딱 떠오르더군요. 뭐, 작살이란 것이 일발필살은 아닌 만큼 고래가 도망가서 살아남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손작살 시대에는 그런 경우가 많았고 기계시대로 가면서 점점 줄어들긴 하지만 없는 건 아니죠. 요즘도 알래스카에서 에스키모들이 돌고래나 외뿔고래를 잡는데, 성공률은 대략 절반이랍니다. 도망가는 애들이 있거든요.
헌데 이 절반의 실패율은 그린랜드 에스키모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비율입니다. 그 이유는 약간 아이러니컬한데...알래스카 에스키모들이 작은 고래 사냥에 총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총은 작살처럼 상대를 붙들어 놓지 못하니까, 헤엄쳐서 도망가거나 시체가 가라앉는 경우가 발생하는거죠. 작살을 사용하는 그린랜드 에스키모들은 그렇게 사냥감을 많이 놓치지 않는다고 하네요.

* 그린랜드 에스키모가 고래사냥에 작살을 쓰는 건 덴마크 정부가 제정한 환경보호법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 땅에 사는 에스키모들은 스노모빌을 타고 다니지만 그린랜드에서는 여전히 개썰매가 주요 교통수단입니다. 사냥에서도 물개나 순록 따위를 잡는 데는 총을 쓰는 걸 허용하지만 고래사냥에는 금지라네요.


덧 : 에스키모들의 요즘 고래사냥 방식에 대한 뉴스가 하나 더 있어서 추가했습니다. 작년에 나온 뉴스군요.

고래는 나의 운명

북극고래 같은 대형 고래는 지금도 폭발형 작살로 잡네요. 역시 총으로 잡는 건 돌고래류의 작은 고래들 이야기고, 저런 대형 고래는 위력이 강한 작살이 필요하군요. 손작살 쓰는 줄 알았더니 아니네요. 그래도 배는 여전히 우미약을 쓴다고 합니다.

잡아온 고래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마을사람들이라는군요. 저 마을의 쿼터는 1년에 3마리랍니다.

by 슈타인호프 | 2007/06/14 14:39 | 자연사說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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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혔습니다. 상세한 수치는 여기를 참조. 그런데, 제가 보기에 그보다는 이들이 잡는 고래는 상업적인 포경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 예전에 이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누이트나 시베리아 원주민들이 잡는 북극고래(Bowhead whale)는 덩치 때문에 유럽인들의 상업적 포경 대상이었으므로 수가 격감했지만 ... more

Commented by 파파울프 at 2007/06/14 14:41
헉! 백경!!! 놀랍군요....

헌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렇다면 고래의 수명이 120년 가까이 된다는 거 아닙니까? 거기다 더 살 수도 있었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06/14 14:50
파파울프//링크한 뉴스에서도 보셨겠지만, 최소 120년입니다. 작살이 만들어진 시기를 1890년이라고 잡으면 최소 117년인데 그 고래가 잡을만한 크기로 성장하는 시간이 또 있으니까요.
물론, 저 작살이 재고품-_-이었고 그에 따라 포획 시점이 늦춰졌을 공산도 큽니다. 그렇다고 해도 1900년보다 뒤는 아닐 거고, 120살은 되었으리라는 추측이 합당하다고 봐요. 안구 내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검사한 결과도 120살쯤 됐을 거라 하니 맞겠죠.

아아...원래는 포경의 역사에 대한 장문(?) 포스팅을 쓰려고 했는데 집이 덥다 보니 귀찮아져서 백경 이야기만 하고 말았습니다.
Commented by IEATTA at 2007/06/14 15:02
연세가 지긋하신 고래였군요. (웃음) 애스키모들도 노인공경좀 해주지 (으으응? 무슨소리?)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7/06/14 15:09
1. 백경에 장황하게 나와 있는 설명중에 아주 미국 동해안 소속의 배의 작살이 태평양에서 포획된 고래에게 발견된단느 스토리도 있지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06/14 15:20
IEATTA//에스키모들은...원래 노인을 굶어죽게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웃음)

이준님//네, 그래서 "고래들은 북서항로를 알고 있었다"는 게 결론이었죠. 2년 전에 자기가 놓친 바로 그 고래를 다시 잡는 작살잡이 이야기도 있고요. 고래가 세계를 누비는 2년 동안 그 작살잡이는 아프리카 탐험대에 들어가 정글을 누비고 있었던가...?
Commented by 서군시언 at 2007/06/14 18:07
그린란드라...알래스카보다 순수한 곳이군요(이런데를 좋아하는 시언...). 미국에서는 알래스카를 The Last Frontier라고 부르는데.....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7/06/14 23:18
정말 놀라운 소식인데요! 자신에게 작살을 쏜 인간보다 더 오래 산 셈이니 결국 인간이 진 건가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06/15 04:09
서군시언//저도 가보고 싶어요~

길 잃은 어린양//그렇다고 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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