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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때 웃기는 에피소드 2가지.
인천상륙작전 후, 유엔군이 북진하던 당시의 이야깁니다.


1. 최국송(이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음) 씨의 수기 :

평양이 폭격당할 때, 당시 김일성 대학에 와있는 소련인 교수가 방공호에 들어가 있었다. 이 교수는 공학박사로서 지금 사용중인 신형 고사포를 개발한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호언장담을 했다.

"내가 개발한 고사포가 미국제 비행기를 맞히지 못하고 빗나갈 때마다 내 수염을 한 가닥씩 뽑겠다!"

내가 보았을 때 이 교수는 자기 약속을 위해 이미 수염을 1/3이나 뽑고 있었고, 잠시 후에 내가 그 교수를 다시 보았을 때는 코 밑 한쪽에만 수염이 있고 수염이 뽑힌 부분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2. 역시 최국송 씨의 수기 :

기자묘 부근의 소나무 숲은 여름이면 노인들이 모여 장기를 두거나 낮잠을 자는 곳이다. 10월에도 노인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 노인들이 고사포가 B29 옆에서 터질 때마다 좋다고 하라쇼(좋다)를 외치면서 장단을 맞췄다. 옆에 있던 정치보위부원이 처음에는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가만 있었는데, 듣다 보니 그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 노인들은 유엔군 비행기가 끄떡없이 날아가는 것을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을 차린 보위부원이 노인들을 보위부로 끌고 가려 하자 노인 한 사람이 맞섰다.

"허, 이 젊은 동무가 반동분자로구먼. 내 말이 뭐 잘못됐단 말이요? 인민군이 고사포를 꽝하고 쏘면 비행기가 맞아서 펑하고 터지는 게 보기 좋아서 하라쇼라 했는데, 무엇이 잘못이요? 당신도 다 보지 않았소? 어제 평양 방송국에서도 B29 두 대가 간리 쪽으로 떨어졌다고 했는데, 그것도 내 하라쇼 소리 덕분에 그리 된거요. 그런데 뭐가 잘못이요?"

말문이 막힌 보위부원은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그냥 돌아섰다. 그 뒤로 노인들의 하라쇼 소리가 계속되었다.

==============

수기류를 보면...뭐랄까, 진실성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확실히 재밌는 얘기들이 많죠(먼산)

by 슈타인호프 | 2007/05/17 11:37 | 한국현대(~20XX)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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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파파울프 at 2007/05/17 12:01
하라쇼~~( ^^)b
Commented by 행인1 at 2007/05/17 12:02
우리나라도 은근히 재미있는 나라였군요.
Commented by 뚱띠이 at 2007/05/17 12:22
어느상황에서나 웃음을 잃지 않는 유쾌한 '버디'의 원조는 우리나라란 소리가 있습니다.

옛날 독립군이셨던 분의 수기에도 나오죠. '웃을 수 있어서 우리는 버틸 수 있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7/05/17 13:06
프로이트가 '사람은 괴로울 때 유머를 사용한다'고 했대는데, 프로이트는 싫어하지만 저 말은 진짜 딱입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05/17 21:06
파파울프//쓰바씨보~~

행인1//뭐 저런 건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이야기죠.

뚱띠이//아우슈비츠에서도 유머는 있었다지 않습니까.

어부//그러게요. 정말 맞는 말이네요.
Commented by 최국송조카 at 2012/09/18 23:35
최국송씨는 "슬픈지역" 소설 작가임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2/09/19 11:48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onfuciu at 2019/04/26 17:02
최국송씨는 슬픈지역의 작가로 6.25 전쟁 수기를 현실적으로 기록한 사실 기록문학에 더 가깝다는 평임.
이분은 저의 고모부가 되며, 상해임시정부 신익희 및 독립투사들과 조직을 같이 함.
이분의 부인은 공금순 - 미국 뉴욕에서 작고함
아들은 최승재, 최승림. 딸 최소영, 최수영임. 국내 신촌에서 거주하다가 2000년경에 미국으로 이민. 현재 미국뉴욕에 거주함. 01033839972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9/04/27 09:10
아 그런 내력이 있는 분이셨군요. 소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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